게임업계 “AI의 시대, 스토리 창작이라는 사람 장점 살려야”

나규봉 엔씨(NC) AI VARCO사업팀장(게임패키지TF장)은 동아일보와 채널A가 28일 ‘AI가 바꾸는 게임산업 패러다임’을 주제로 개최한 제46회 동아 모닝포럼 행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인간만의 창의성이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게임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이날 포럼에서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과 NC의 AI 책임자들은 연사로 나서 AI 기술이 게임 생태계에 몰고 온 변화와 업계의 생존 전략을 두루 짚었다.
● 손가락 6개 캐릭터·다리 3개 말…‘AI 슬롭’ 경계론
AI는 이미 게임 산업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글로벌 게임 엔진사 유니티의 ‘2025 게임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게임 제작사(스튜디오)의 96%가 AI 도구를 개발 과정에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용자들의 거부감은 적지 않다. 손가락이 6개인 캐릭터나 다리가 3개인 말(馬)이 그대로 노출돼 논란을 빚는 등 품질이 떨어지는 ‘AI 슬롭(slop·찌꺼기)’ 게임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이 최근 AI 콘텐츠 게임에 대한 빗장을 풀면서 100% AI로 만든 게임도 등장했지만, ‘AI 게임’을 향한 이용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운 편이다.

강덕원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그룹장도 “게임은 경험의 산업이고, 우리가 설계해야 할 것은 기억에 남는 경험”이라며 “AI를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만 보지 말고, 이용자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는 기술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에서 이용자가 키운 캐릭터를 고품질 일러스트로 실시간 변환해 주는 AI 기능을 지난해 말 선보여 호평받았다.
● ‘AI 네이티브 게임’이 화두
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AI 네이티브 게임’이 화두로 떠올랐다. AI가 게임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AI가 게임 플레이 자체에 녹아들어 이용자에게 저마다 다른 대사·난이도·세계관 반응을 내놓는 게임을 뜻한다. 강 그룹장은 “지금은 비(非)플레이어 캐릭터(NPC) 대사가 일부 바뀌는 초기 실험 단계”라며 “AI가 문장을 만들 때마다 드는 토큰 비용과 심의 기준 등 ‘컴플라이언스(규범 준수)’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AI발 인력 구조조정도 화두가 됐다. 조 특임교수가 인력 구조조정 우려 속 게임사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묻자, 두 사람은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 역량’을 첫손에 꼽았다. 강 그룹장은 “전문 개발자만 AI를 다루는 시대는 지났다”며 게임 제작 전체 공정을 이해하고 AI를 활용하는 능력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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