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노동자의 날에도 중대재해…“사법부 면죄부 남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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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노동자의 날인 28일 창원시 성산구 한 발전설비업체 공장에서 깔림 사고를 당한 50대 하청노동자가 숨졌다.
경남 노동계는 28일 세계 산재 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에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 사건 사용자의 책임 회피, 사법부의 면죄부 남발을 규탄했다.
"4월 28일 세계 산재 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이자 산업재해노동자의 날, 경남에서 또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경남 산재 성적표는 역행하고 있는데, 사용자는 산재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고 사법부는 중대재해 사건에 면죄부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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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중대재해 재발, 사용자·사법부 탓”
아리셀 참사 2심 감형 등 “솜방망이 처벌”

산업재해노동자의 날인 28일 창원시 성산구 한 발전설비업체 공장에서 깔림 사고를 당한 50대 하청노동자가 숨졌다. 그는 전날 오전 10시 20분께 공장에서 작업하다가 넘어지는 900㎏ 전기분전함에 깔려 병원으로 이송됐었다.
경남 노동계는 28일 세계 산재 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에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 사건 사용자의 책임 회피, 사법부의 면죄부 남발을 규탄했다.
"4월 28일 세계 산재 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이자 산업재해노동자의 날, 경남에서 또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경남 산재 성적표는 역행하고 있는데, 사용자는 산재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고 사법부는 중대재해 사건에 면죄부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세계 산재 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은 1993년 태국 케이더 인형공장에서 노동자 188명이 화재로 숨진 사건을 추모하고자 제정된 국제 추모일이다. 국내에서는 2025년부터 4월 28일을 법정국가기념일인 '산업재해노동자의 날'로 지정했다.
김일식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은 "이재명 정부는 산재와의 전쟁을 이야기했지만, 현장은 바뀐 게 없다"며 "노동자 생명을 지키고자 중대재해처벌법이 마련됐으나 중대재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소규모 사업장 안전관리 체계 강화를 촉구했다. 또한 한화오션 등 대기업이 시스템 개선이 아닌 노동자 개인 징계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지난 2월 26일 오후 4시 23분께 서비스타워가 크레인 장비와 충돌하면서 노동자 1명이 추락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3일 오후 2시 40분께는 크레인으로 발판 자재를 옮기던 중 발판 80여 개가 54m 높이에서 떨어져 협력업체 노동자 2명이 다쳤다.
이상우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두 사고를 두고 "한화오션은 지난달 25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노동자 정직·감봉 등 중징계를 내렸고 현장 관리·감독자에게는 경고만 했다"며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화오션 관계자는 "작업자가 크레인 신호작업 표준을 위반하는 등 규정 미준수 사항이 있어 사규에 따라 징계한 것"이라며 "안전한 조선소를 위해 회사 노력과 함께 임직원 주의도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노동계는 '사법부 면죄부 남발' 사례로 아리셀 참사 재판을 들었다. 아리셀 참사는 2024년 6월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에서 불이 나 노동자 23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1심 재판부는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으나 지난 22일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4년으로 감형했다.
류경종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아리셀 참사 항소심 판결은 노동자가 일터에서 왜 여전히 목숨을 잃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유족과 합의를 이유로 형량을 감경한 것은 산재 책임을 가볍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남 노동현장에서 매해 50건에 이르는 사망사고가 발생했지만, 사업주가 처벌받은 사업장은 엠텍·만덕건설·두성산업·한국제강·한화오션·삼강에스앤씨 등 소수다. 그나마 가장 강한 처벌을 받은 사업장은 삼강에스앤씨다. 삼강에스앤씨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법인은 벌금 20억 원을 선고받았다.
류 수석부본부장은 "사법부가 강력한 처벌을 내리지 않는다면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없다"며 "사용자는 안전체계 실질적 개선에 노력하고, 중대재해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