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제 상황 직면한 이란 …"3월 물가상승률 67%, 역대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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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란 경제가 한층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를 통해 경제를 안정화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가능할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나온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에 발벗고 나서는 것도 이 같은 경제난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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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부문 인플레이션, 95.7% 기록"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란 경제가 한층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를 통해 경제를 안정화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가능할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나온다.
이란의 유력 경제지 도냐에 에크테사드는 27일(현지시간) 이란 중앙은행을 인용해 올 3월(3월 21일~4월 20일) 소비자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전년 동월 대비 67% 상승,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월과 비교해선 7% 올랐다.
특히 상품 부문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95.7% 올라 1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이란 전쟁과 미군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 영향으로 식료품과 생필품 등의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보건 및 의료, 통신이 각각 전월 대비 15.6%와 20%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렸다고 도냐에 에크테사드는 전했다. 매체는 "전쟁으로 발전소와 도로, 생산시설이 파괴되거나 가동이 중단돼 물가 상승 압박은 더욱 강해졌고, 인적 자본 상실과 막대한 비용이 더해지면서 성장 전망을 흐릿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난 악화에 이란 당국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 정부조직인 식량안보·민생개선 워킹그룹은 국가개발기금에서 10억 달러를 떼내 필수품 수입에 배정했다고 이란 국영방송 IRIB가 26일 보도했다. 같은 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정부 경제팀과 특별회의를 열고 전시 상황에서 필수품 배급과 국민 생계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연계 누르뉴스는 이날 예산 문제로 간호사 등 의료진들에 대한 급여 지급이 5, 6일 지연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에 발벗고 나서는 것도 이 같은 경제난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ILNA통신에 따르면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소속 알라에딘 브루제르디 의원은 "이란 중앙은행이 '호르무즈해협 안보 법안' 시행을 위해 리알, 위안, 달러, 유로 등 4개 통화를 기반으로 한 특별 계좌 4개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의 허가 없이는 통과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브루제르디 의원은 "이 법안은 국가의 안정적인 수입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실라 보니야 신흥시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3일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이웃 국가들은 이미 호르무즈해협 우회 항로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란이 기대했던 것보다 수입이 훨씬 적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화 상태인 석유 저장고 관리도 통행료 수입 효과를 반감할 변수다. 이스라엘 매체 마리브와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내 원유 저장 탱크가 가득 차고 있어 '폐탱크'까지 저장시설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원유 감산을 피하기 위해 이미 유조선을 '떠 있는 창고'로 활용 중이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마리브는 이란이 유압 조절 실패로 저장시설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정을 강제로 폐쇄해야 하는 기술적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유정 폐쇄는 석유 생산 능력과 경제력 악화를 초래해 대규모 민중 소요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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