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뛰려고 움츠리는 부산, 8연승 실패가 좌절이 아닌 이유

박대성 기자 2026. 4. 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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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프로축구연맹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수원, 박대성 기자] 부산 아이파크가 이번 시즌 모든 예상을 뒤집고 있다. 수원 원정길 ‘미리보는 결승전’에서 승점 3점을 가져와 8연승 대기록에 선두 굳히기까지 방점을 찍으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그래도 아직 수원보다 다득점에 앞서 선두에 있다.

부산은 2015년 기업 구단 최초 2부리그 강등 이후 매년 승격 후보였다. 하지만 2019년에야 플레이오프 끝 1부리그에 돌아왔고 이듬해 성적 부진 끝 강등의 고통을 또 당해야 했다. 2021년 한번 더 2부리그로 내려간 뒤 현재까지 1부리그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1부리그 생존에 실패하고 한 시즌 만에 또 강등되자 ‘승격 후보’라는 네임택도 다른 팀에 넘겨주게 됐다. 그 사이 많은 기업 팀이 2부리그에 자리했던 것도 있지만, 어느새 부산은 2부리그 우승 후보에서 플레이오프를 바라봐야 하는 팀으로 조금씩 내려가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달라져야 했다. 2027시즌부터 1부리그 팀 수가 14개로 확대됨에 따라 2026시즌 승강이 일시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최대 네 팀까지 승격이 가능한 상황 속 리그 2위에게도 다이렉트 승격 기회가 주어진다.

물밑부터 준비했던 부산은 예상을 깨고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였다. 홈 구장에 폭우가 쏟아졌던 개막전 성남과 1-1로 비긴 걸 제외하고 8라운드까지 모두 이기며 7연승을 내달렸다. 서울이랜드, 대구FC, 수원FC 등 쟁쟁한 승격 경쟁 팀이 부산의 돌풍에 쓰러졌다. 축구계에서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점찍혔던 수원, 1부리그 우승 경쟁 팀 수준의 지원에 이정효 감독까지 영입했던 이들마저 부산보다 한 칸 아래에 머물렀다.

만약 부산이 25일 수원 원정까지 삼킨다면 8연승으로 선두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돌풍의 주역 크리스찬을 중심으로 백가온 등이 매서웠고, 직전 라운드에 사비에르까지 폭발했으니 해볼 만한 싸움이었다.

수원은 8라운드까지 상대했던 팀보다 한 단계 위에 있던 팀이었다. 경기 내내 부산을 통제하며 빈 틈을 비집었고 단단한 수비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후반전에 부산의 분투와 뒤집고 뒤집히는 흐름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에서는 수원이 한 수 위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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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2-3 패배. 조성환 감독은 “원정까지 찾아온 팬들에게 감사하다. 자존심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우리가 준비했던 조직력이 잘 나오지 않았다. 초반부터 위험 지역까지 밀려 내려가는 모습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잃었고 경기 내내 밀리는 양상이었지만 패배 이상의 무언가를 얻었던 부산이었을 테다. 8라운드까지 2실점 밖에 하지 않았던 수원의 방패를 두 번이나 뚫어냈고, 90분 동안 어떻게든 뒤집어보려는 투지까지 있었다.

7연승을 달리느라 차마 내려놓지 못했던 징크스도 잠시 탈출하게 됐다. 패딩에 조끼까지 풀 세팅을 했던 최원권 코치는 이제야 가벼운 옷을 입게 됐고, 몇몇 구단 직원들의 소소한 징크스도 수원전 패배로 끝날 수 있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7연승을 달리는 동안, 선수단에도 이번에는 다르다는 자신감이 퍼졌던 모양이다. 수원을 끝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선 장호익은 졌다는 좌절감보다 다시 연승을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만 있었다.

“페널티 킥을 내줘서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 숙인 그는 “제가 잘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이 너무 아쉽지만 우리의 갈 길만 가야한다. 앞만 보고 가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수단 뿐만 아니다. 으레 승격이나 우승을 하는 팀을 보면 내부적으로도 단단한데 올시즌 부산이 그런 느낌을 풍긴다. 그동안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 지난 1월 선임된 40대 젊은 단장의 지휘 속 젊은 생각과 행동들이 매 라운드마다 준비되고 퍼지고 있다.

내부에서 만들어진 원 팀 분위기는 훈련장까지 전달되고 있었다. 현재 최원권 수석코치를 포함한 코칭 스태프들이 조성환 감독을 기민하게 보좌하고 있다. 훈련이나 경기 중 조성환 감독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그동안 사용했던 스리백 대신 포백이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밤낮없이 고민했다. 조성환 감독이 늘 “코칭 스태프 때문에 7연승, 이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한 이유다.

이제 부산은 오는 주말부터 17위 김해FC, 11위 천안시티FC를 차례로 만난다. 올시즌 다이렉트 승격 쿼터는 두 장인 만큼, 3위를 멀리 떨어트려놓고 수원과 우승 경쟁을 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수원 원정 패배는 부산이 한 번 더 응집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됐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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