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운임·관세 삼중고 직면한 타이어…프리미엄으로 승부

양길성 2026. 4. 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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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동남아 이상기후 겹쳐
합성고무 주요 원자재값 급등세
판매가격 올리고 조달처 분산
전기차·고인치 타이어 판매에 주력
한국타이어 아이온 에보(iON evo), 아이온 GT(iON GT). 한국타이어 제공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찍은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올 들어 자동차 관세에 이어 원자재값과 해상운임 폭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진원지는 미국·이란 전쟁이다. 전쟁발(發) 유가 급등으로 원유를 추출해 얻는 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데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해상운임 역시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15%)는 올해 내내 적용되고 있다. 3사는 가격이 비싼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 비중을 늘리는 한편 원자재 공급처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스코다 OE. 금호타이어 제공

 ◇ 합성고무 원료 부타디엔 67% 폭등

28일 중국원자재데이터업체 선서스에 따르면 타이어 핵심 원재료인 부타디엔은 지난 20일 t당 1만5466위안에 거래됐다. 석 달 전(1월 20일·9273위안)과 비교해 66.8% 급등했다. 부타디엔은 타이어에 쓰이는 합성고무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 제조 원가의 75%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승용차용 타이어 한 개에 합성고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에 달한다. 미국·이란 전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달 21일 t당 1만5200위안으로 치솟은 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원자재인 카본블랙과 천연고무 가격도 오르고 있다. 카본블랙 가격은 지난 기준 t당 8460위안으로 1월 20일 대비 17.5% 올랐다. 천연고무도 t당 1만6566위안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7.1%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때문이다. 부타디엔은 원유에서 뽑아내는 에틸렌 생산 공정의 부산물이다. 원유 공급이 어려워지자 LG화학 등 주요 에틸렌 생산 업체가 공급을 줄였고, 부타디엔 역시 가격이 올랐다. 카본블랙도 국제 유가와 가격이 연동된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주산지의 이상기후로 인한 천연고무 생산 차질까지 겹쳐 수급 불균형이 심화했다. 태국·인도네시아의 올해 1분기 천연고무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총원자재 구입비의 65% 안팎을 세 품목에 지출하는 타이어 3사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타이어 가격 인상으로 연동되는 데 통상 3~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 해상운임 폭등도 직격

폭등하는 해상운임도 원가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17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886.54로 미국·이란 전쟁 직전인 2월 27일(1333.11)과 비교해 41.5% 급등했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당 4200달러를 돌파해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다. 유럽 노선 운임도 같은 기간 55% 뛰었다.타이어는 부피가 커 컨테이너선으로만 운반이 가능해 운임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다.

관세 부담도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5월 발효된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 15%가 올해는 전면 적용된다. 지난해 5~12월 8개월 동안 3사가 낸 관세 비용은 금호타이어 930억원,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500억원 정도다. 올해는 타이어 3사의 관세 부담액이 작년 수준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3사 합산 관세 비용이 연간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한다. 타이어업계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판매가격 인상, 조달 다변화 등에 나섰다. 올 2월 타이어 가격을 2~3% 올린 한국타이어는 원가 절감을 위해 원재료 조달처를 분산하기로 했다. 하반기 추가 인상도 검토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원재료 장기 구매 계약과 공급처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원재료 이외에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 회사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기차·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도 더 늘릴 방침이다. 무거운 배터리를 견디도록 설계된 전기차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30%까지 비싸다. 지난해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35%나 늘어난 덕을 많이 봤다.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회사들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한국타이어의 전체 매출에서 전기차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22%에서 지난해 27%로 뛰었다. 여기에 전기차 대중화 초기인 2022년 판매된 차량의 타이어 교체 수요까지 겹쳤다. 전기차 타이어 교체 주기는 2~3년으로 일반 타이어(4~5년)보다 짧다. 한국타이어는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도 지난해 47.8%에서 올해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 지역·제품별 판매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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