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의 ‘두 얼굴’…非반도체는 "내 자리 지켜달라"

장우진 2026. 4. 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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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전·스마트폰 등 비상 경영에도
노조 ‘자리 지키기’ 사활…협의 요청
가전은 타운홀 미팅서 방어전략 공유
‘성과급 더 달라’ 반도체는 파업 예고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이어 TV·가전 등 세트 사업에도 노조발(發) 홍역을 치루고 있다. 반도체가 6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달라며 파업 압박을 하고 있다면, 비메모리 부문의 주장에는 자리를 지키겠다는 절박함이 담겨있다.

삼성전자 DX부문은 TV·가전 사업의 적자 탈피와 원가 압박이 커진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직무재설계를 추진하는 중이다. 이에 노조는 '노사 협의 없이는 절대 안된다'며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그에 비해 DS는 '나 없인 안된다'는 논리로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전날 사측에 '생산기술연구소 직무재설계(리스킬링)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수신인은 노태문 DX부문장 대표(사장) 등이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을 즉시 중단하고 구체적인 기준과 향후 배치 계획을 공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프로그램의 대상 선정 기준, 교육 내용, 배치 후 처우 등에 대해 노조와 협의할 수 있는 공식적인 테이블을 즉각 마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TV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와 DA사업부에 이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에서도 최근 비상경영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트 사업 전반의 업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DX부문은 전 사업부에서 비용 30% 감축에 나섰으며, 조직 효율화도 병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엔 김철기 DA사업부장 주도로 타운홀 미팅을 갖고, 일부 가전 생산라인을 외주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향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직무재배치도 그 일환이다. 임원의 경우 10시간 미만 출장 시 기존 비즈니스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출장 규제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DX 노조는 수차례 공문을 통해 '노사 사전 협의'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일방적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며 중단을 요청했다.

새로운 테이블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VD사업부 소속 직원이 DA사업부로 이동하게 될 경우 노조와의 협의 없이는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DS부문 노조는 사측이 반도체 1위 탈환을 전제로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걷어차고 '성과급 상한 폐지'를 주장하며 내달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전날 입장문에서 "(지난 23일)단 하루의 집회만으로도 '파운드리 생산량 58% 감소, 메모리 생산량 18% 감소' 결과를 만들었다. 경영 실적이 조합원들의 헌신에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DX부문과 정반대의 위치를 내세웠다.

이처럼 두 노조가 상반된 입장을 보인 것은 메모리 공급난과 직결된다. DS부문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급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올 1분기 57조2000억원이라는 초유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와 반대로 DX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제조 원가를 끌어올리는 '부메랑'이 되는 형국이다. 과거 스마트폰 부품원가(BoM)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40% 이상으로 치솟은 상태다.

여기에 DA·VD사업부는 작년 연간 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MX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작년(12조9000억원)보다 60% 이상 줄어든 5조원 안팎으로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부에선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은 올 1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이런 흐름이 제품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노조원들이 지난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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