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진단] 실효성 의심되는 민간자격증 수두룩한데…검증은 ‘나몰라라'

김도경 기자 2026. 4. 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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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이색 자격증 난립 속 실효성 미미
응시율·합격률 등 소비자 판단 어려워
영남대 중앙도서관 로비에서 학생들이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김도경 기자

매년 등록되는 민간자격증은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검증하고 관리하는 체계는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비용만 지불하면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있을 뿐 아니라, 자격증 관련 정보 또한 명확하게 공시가 안 된 경우도 있다.

민간자격은 국가 이외에 개인사업자·법인·단체가 자격을 만들어 발급하는 것으로,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민간자격정보서비스(PQI)에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하는 자격이 금지 분야에 속하지 않고, 등록기준에 맞는다면 등록이 가능하다.

◆민간자격은 지속적으로 증가

이처럼 진입장벽이 낮은 등록 구조 때문에 매년 새로 등록되는 민간자격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PQI에서 확인되는 사업장 소재지가 대구인 민간자격은 모두 235개였다. 2021년 신설된 자격은 184개였는데, 2023년에 233개로 늘었고, 2025년 316개가 신규 등록되는 등 해마다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행하는 직무 분야에서는 유사하거나 동일한 명칭의 자격증이 난무한다. 올해 대구에서 'AI'가 포함된 민간자격증은 11개가 개설됐고, '노인심리상담사' 민간자격증은 각각 다른 사업소 3곳에서 신설됐다. 이 가운데 펫사주마스터, 생선감별사, 보드게임지도사 등 특이한 자격증도 등장했다.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민간자격증에 대한 신뢰성 및 실효성 문제와 함께,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취재진이 '100% 무료수강 및 응시료 0원'이라고 광고하는 한 플랫폼에서 바리스타 자격증 강의를 수강한 결과, 약 2시간 만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조건을 달성했다.

각 강의는 15분 안팎의 영상으로, 총 18개 강의로 이뤄졌다. 한 강의당 약 10분을 시청하면 '학습완료'로 인정됐고, 전체 강의 18개 중 60%만 학습완료가 되면 자격시험을 응시할 수 있었다. 시험 문제는 플랫폼 내에서 제공하는 기출문제에서 그대로 출제돼 10분 만에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절차 없이 합격 메시지가 뜨면서 자격증 발급으로 이어졌다. 시험 합격 후 7일 경과 시 학습 내용이 자동으로 초기화된다는 문구와 함께, 자격취득비라는 명목으로 9만 원을 결제하라는 창이 나타났다.

한 민간자격증 플랫폼 관계자는 "수업과 시험은 모두 무료다.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실물자격증 발급비가 있는데, 이는 선택사항"이라며 "발급비를 내지 않으면 수강 기록만 보유하는 상태가 되며, 비용을 지급해야만 이력서에 쓸 수 있는 자격 증명 번호가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민간자격 쓰임새는 "글쎄요"

하지만 자격증에 대한 쓰임새는 크게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관련업계에서는 직원 채용 과정에서 민간자격증이 평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구 중구노인복지관 관계자는 "국가공인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그 외에 사회복지 관련 민간자격증은 채용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러한 인식은 사기업에서도 비슷하게 작용한다. 고려전선 관계자는 "부서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전선업계에서는 민간자격증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인사·총무부서 지원서를 보면 전산회계와 같은 민간자격증이 있기는 하지만, 발급처가 사단법인이나 협회라면 인정 범위를 두고 애매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조일알미늄 관계자는 "실무 관련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격증은 국가공인 자격증을 참고한다"고 했다.

공식적인 정보공개 부족 문제도 나타난다. 현재 민간자격증을 조회할 수 있는 PQI에서는 기본적인 등록 정보 이외에 응시율이나 취득자 수 등 각종 정보공개가 의무화돼 있지 않다. 또한 기재된 자격증 발급기관의 홈페이지가 열리지 않거나, 정확하지 않는 정보가 기입된 경우도 존재했다.

대구 북구 동천동에 있는 한 민간교육원은 "PQI에서 댄스자격증 3종을 등록하고, 자격증 취득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있지만, 취득자나 응시자 숫자를 고지할 의무가 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각종 정보는 개인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에서 등록한 자격증 3종류는 간단한 설명만 소개돼 있을 뿐, 응시·취득자 정보가 공시돼 있지 않았다. 사업장 소재지가 대구인 민간자격 2천879개 중 지난해 응시·취득자 정보가 공시된 자격은 121개뿐이었다.

이처럼 민간자격증에 대한 한정된 정보공개로 시민들이 오인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이에 관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세심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자격기본법상으로는 자세한 민간자격 정보공개의 의무는 없다"며 "등록된 민간자격은 다른 자격들과 동일한 명칭으로 등록하는 것도 가능해 자격등록번호를 확인해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자격의 부족한 정보는 PQI에 입력된 기관 정보, 홈페이지, 연락처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찾아봐야 한다"며 "그래서 PQI에 민간자격증에 대한 안내문을 볼 수 있도록 표시해 놨다. 소비자들이 안내문을 살펴보고, 민간자격증 취득을 결정하길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김도경 기자 gye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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