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미국이 이란에 굴욕 당해”···영국 총리는 ‘이라크전’ 빗대 전쟁 불참 방침 재확인

미국·이란 전쟁을 계기로 대서양 동맹의 균열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독일과 영국 총리가 ‘굴욕’ 등의 표현으로 미국을 비판했다.
DPA통신은 27일(현지시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이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며 “명확한 출구 전략 없이 전쟁에 뛰어들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자를란트주 카롤루스-마그누스-김나지움(중·고교)을 방문해 학생들과 토론하는 자리에서 “이란인들은 예상보다 분명히 강하고, 미국은 협상에서도 설득력 있는 전략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분쟁의 문제는 항상 같다. 들어가는 것뿐 아니라 빠져나오는 것도 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것을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간 고통스럽게 경험했고, 이라크에서도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전략 없이 이 전쟁에 돌입한 게 명백하다”며 “그것이 분쟁을 끝내기를 더욱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란의 협상 태도에 대해서도 “이란인들이 매우 능숙하게 협상하거나, 아니면 매우 능숙하게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 지도부로 인해 한 나라 전체가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같은 날 영국 ‘소매·유통노조’(USDAW) 행사 연설을 통해 “영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 정치가 이라크 전쟁을 통해 오래전에 깨달았어야 할 교훈”이라고 밝혔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이날부터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미·이란 전쟁 불참 방침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한 것이다.
스타머 총리는 또 “이란 전쟁은 영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이 우리의 생활 수준과 미래,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고, 유럽에서의 동맹을 재건할 것이며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로 방위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영토 편입 구상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방비 증액 요구 등으로 충돌해온 미국과 유럽의 균열은 미·이란 전쟁을 계기로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앞서 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해방’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계획에 대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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