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 선거 혼탁…정책은 '실종'

박선강 기자 2026. 4. 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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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등 4인 후보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김대중 사퇴하라"
김대중 견제 본격화…도교육청 "교육감·교육청 직원 인지 못해"
40년 만의 행정 통합…정작 미래 지향적 정책 대결 보기 힘들어
고두갑·김해룡·이정선 전남광주특별시교육감 후보가 27일 광주시교육청에서 김대중 예비후보의 '국외 출장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선 예비후보 측 제공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 선거가 네거티브 폭로전과 단일화 셈법 등 정치 공학적 이슈에 매몰되며 과열·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광주와 전남 교육을 아우르는 첫 수장을 뽑는 역사적인 선거임에도, 정작 가장 중요한 '통합 교육 비전'은 사라진 채 상호 비방전만 격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항공료 부풀렸다" 의혹 집중 공세
28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현재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는 최대 쟁점은 김대중 예비후보를 겨냥한 이른바 '국외 출장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이다.

고두갑·김해룡·이정선 전남광주특별시교육감 후보는 전날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의 수장이 앞장서서 혈세를 쌈짓돈처럼 여기고 그것도 모자라 타국에서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은 교육의 자부심을 뿌리째 흔드는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숙영 후보도 뜻을 함께 했다.

이들은 "김 후보의 교육감 재임시절 호주 방문에 책정된 1100만원의 항공료는 일반적인 비즈니스석 운임이나 당시 항공시세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라며 "실제 결제금액과 장부상 기록된 금액 사이에 막대한 차액이 발생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풀려진 항공료의 차액은 현지에서 공식 일정 이외 사적 활동이나 증빙 없는 현금 사용 등 정체불명의 용도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짙다"며 "김 후보는 단순 행정착오나 여행사 측의 문제라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관호 후보도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여행사가 항공권 가격을 부풀려 편취했다면 환수하고 해당 여행사를 수사 의뢰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전남교육청은 부풀린 금액을 다른 경비로 썼다는 여행사의 말만 믿고 수사 의뢰도 전수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도 "전남교육청은 가격을 부풀린 주체가 여행사라고 해명하는 데도 부풀린 금액을 환수 조치한 대상자는 출장자였다"며 "앞 뒤가 전혀 맞지 않는 해명이고 꼬리 자르기 대처법"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환율·항공료 영향"…교육청 해명
논란이 확산하자 전남교육청은 공식 입장을 내고 "당시 코로나19 직후의 높은 환율과 항공료 급등, 여행사의 임의 청구가 원인이었으며 초과분은 현지 통역비 등 실제 경비로 쓰였다"고 해명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예산 관리가 부적절했던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하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반 김대중 연대'…정치 공학 작동
이러한 전방위적 공세의 배경에는 지역 여론조사 등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는 김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타 후보들이 '반(反) 김대중' 연대를 형성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정책 실종 우려…"깜깜이 선거" 비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사회에서는 '깜깜이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40년 만에 성사된 전남·광주 행정 통합에 발맞춰,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도농 복합형 통합 교육 모델 구축, 교원 인사 교류, 인구 소멸 대응 등 굵직한 산적 현안이 쌓여 있음에도 유세 현장에서는 미래 지향적인 정책 대결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는 "아이들의 모범이 돼야 할 교육감 선거가 여느 정치판 못지않은 상호 흠집 내기와 맹목적인 이합집산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후보들은 소모적인 폭로전을 즉각 중단하고, 통합특별시 교육의 질을 끌어올릴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으로 정정당당하게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