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2.0 ①] ‘가성비’에서 ‘소비자 경험’으로 무게 중심 옮기는 에이피알

'뷰티 디바이스'를 앞세워 고속 성장해 온 에이피알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사업 고도화에 나섰다. 그동안 고가 프리미엄 중심 시장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면, 이제는 '소비자 경험 중심 설계'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뷰티 테크 시장에서 에이피알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굳히겠다는 목표다.
차세대 디바이스 '소비자 경험'으로 차별화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AGE-R)'이 '부스터 프로'를 출시한지 2년 반 만에 '부스터 프로X2'를 선보이며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린다. 최근 대기업부터 신생 기업들의 잇따른 시장 진입으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의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행보다.
이에 따른 에이피알의 새 전략은 '소비자 경험 중심'으로 제품을 설계하는 데 있다.
새롭게 선보인 '부스터 프로X2' 역시 홈케어 트렌드가 지속 발전하면서 다양한 뷰티 디바이스가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보다 고효율·고효능을 갖춘 뷰티 디바이스를 찾는 소비자 수요에 주목해 개발됐다. 특히 소비자에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짧은 시간에도 밀도있는 스킨케어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후문이다.
실제 '부스터 프로X2'는 하나의 디바이스로 총 7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기존 '부스터 프로' 제품의 핵심 기능이었던 ▲부스터 모드 ▲더마 샷 모드 ▲MC 모드 ▲에어샷 모드는 한층 강화하고, 신규 기능으로 ▲듀얼 모드 ▲마스크 모드 ▲AI 모드를 추가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최근 여러 기업이 뷰티 디바이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에이피알처럼 하나의 뷰티 디바이스에 다양한 기능을 세분화해 담아낸 사례는 많지 않다"며 "에이피알은 초음파, 미세전류 등 여러 기술을 하나의 디바이스에 결합해 다양한 피부 고민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특히 'AI 모드'는 소비자 경험에 초점을 맞춘 핵심 기능으로 꼽힌다. 에이지알 앱과 기기를 연동한 뒤 AI 모드를 설정하면 사용자가 정한 케어 시간과 피부 고민, 기기 사용 패턴 등을 기반으로 최적의 케어 모드와 사용 방법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한 신제품을 출시를 넘어, 사용자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는 '뷰티 테크' 기업으로의 성장을 의미한다.

고가 프리미엄 중심 시장 깨고 '가성비'로 승부
소비자 경험 중심의 제품 설계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도, 가격 경쟁력이라는 기존 강점을 유지해 '가성비' 포지션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에이피알은 2021년 3월 에이지알 브랜드를 론칭했을 당시 "좋은 기기는 비싸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겠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가성비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실제 초기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100만~200만원대 제품이 주류였다. ▲LG전자 '프라엘 더마쎄라'(159만원) ▲지온메디텍 '듀얼소닉 프로페셔널 세트'(265만원) ▲이루다 '뉴미즈 라인소닉'(230만원) ▲하이로닉 '홈쎄라'(212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에이피알은 2021년 처음 출시한 '더마 EMS 샷'을 시작으로 'ATS 에어샷', '유쎄라딥샷', '부스터 힐러', '부스터 프로' 등 주요 제품 가격을 20만~30만원대에 형성했다. 그러면서도 핵심 기능을 유지하며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 이 같은 전략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를 확대하며 뷰티 디바이스를 대중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에이지알은 우수한 디바이스 성능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적인 제품 포지셔닝을 확보했다"며 "부스터 힐러는 경쟁 제품 대비 경쟁력 있는 20만원대의 가격대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지도를 확보한 후 출시한 부스터 프로도 30만원대로 가격 매력이 높다"며 "20만~30만원대 가격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스킨케어 제품과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출시된 에이지알의 뷰티 디바이스 제품들도 여전히 가성비로 입소문을 끌고 있다. 2024년 11월에는 1020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10만원대 초반대의 '부스터 프로 미니'도 출시했으며, 이번 신제품 '부스터 프로X2'도 3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에이피알이 소비자 니즈에 맞춰 제품 품질을 강화하면서도 가성비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뷰티 디바이스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1월 뷰티 디바이스 전담 R&D 조직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같은 해 10월 '부스터 프로' 출시를 기점으로 자체 생산시설 '에이피알팩토리' 가동도 시작했다. OEM(주문자위탁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뷰티 기업 최초로 기획부터 연구개발, 생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내재화한 것이다. 이 같은 구조가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생산 효율을 높여 비용 경쟁력까지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안정적 공급망 덕분에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며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첫 제품을 출시한지 약 2년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했고, 이후 성장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200만대까지는 11개월, 300만대까지는 8개월, 400만대까지는 5개월, 500만대까지는 3개월이 걸렸다. 올해 1월에는 6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세는 실적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사업부 매출은 2022년 1202억원에서 2023년 2162억원, 2024년 3126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인 2025년에는 4070억원을 돌파하는 등 매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뚜렷하다. 에이지알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 중 해외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으며,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성장세가 눈에 띈다. 미국에서는 울타 뷰티(ULTA) 등 주요 리테일 채널 입점을 계기로 판매가 확대됐고, 일본에서는 큐텐 재팬(Qoo10) 등 온라인과 드럭스토어 등 오프라인 유통망이 동시에 확장되며 매출이 늘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지난해 뷰티 디바이스 부문에서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이는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을 첫 론칭했던 2021년도의 동일 부문 매출과 비교했을 때 약 100배 가량 성장한 수치"라며 "선제적인 투자는 물론, 이후에도 에이피알 뷰티 디바이스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높은 효능감,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피알은 이번에 출시한 '부스터 프로 X2'를 통해 또 한 번의 뷰티 디바이스 흥행을 불러일으키고, 뷰티 테크 시장에서의 에이피알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김병훈 대표이사는 "에이피알은 국내 홈 뷰티 디바이스 1위 기업으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혁신 기술이 탑재된 홈 뷰티 디바이스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서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