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복부마사지, 효과없어"…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 오해와 진실

조가현 기자,문혜원 인턴기자 2026. 4. 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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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온라인에 떠도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관련 치료법들은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공식 학회에서 권유하는 치료법들을 소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틱톡·유튜브에는 캐모마일 차, 복부 마사지, 유산균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효과적이라는 영상이 넘쳐난다. 환자들이 쉽게 찾고 따라 하지만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방법들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버드의대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근거 없는 민간요법의 문제를 지적하며 실제로 검증된 치료법을 소개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리샤 파스리차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하버드의대 부교수가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의 오해와 진실을 다룬 기고글을 실었다.

 

온라인 공간에 떠도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관련 정보 대부분은 과학적 근거가 부실하다. 2025년 텍사스공과대 보건과학센터 연구팀은 틱톡 의학 인기 영상 130여 편을 분석한 결과 의료 전문가가 만든 콘텐츠는 전체의 약 20%에 그쳤고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캐모마일 차·복부 마사지 관련 영상들도 과학적 근거가 대부분 미흡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소화기학회지(AJG)'에 실렸다.

 

파스리차 부교수는 "현재 온라인에 확산된 치료법 상당수가 소화기학회 진료 지침 어디에도 없는 방법들"이라고 지적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원인 불명 질환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장에서 나타나는 분자·세포 수준의 변화가 이미 상당 부분 밝혀져 있다. 전문가들은 장 속 약 5억 개 신경세포를 분석해 환자에게서 어떤 이상이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다만 대장내시경·혈액검사 같은 일반 검사에서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에서는 정상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 장 신경계 대부분이 장벽 깊은 근육층에 자리 잡고 있어 내시경으로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장내시경·혈액검사 결과가 정상이어도 장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는 설명이다. 장 신경이 과민 상태에 있으면 가스나 음식 자극이 통증으로 느껴질 수 있다. 미세 염증과 장 운동 이상도 증상을 유발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을 스트레스나 심리 탓으로만 돌려서도 안 된다.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건 사실이지만 반대로 장 문제가 먼저 생겨 스트레스·불안·우울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는 통증 신호와 장 운동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1차 치료로는 차전자피(psyllium husk) 같은 수용성 식이섬유 섭취를 권한다. 2014년 국제학술지 AJG에 발표한 대규모 종합분석과 2021년 미국소화기학회 임상 진료 지침 모두에서 증상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 섭취할 때는 물을 평소보다 충분히 마셔야 한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발효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식단도 일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모든 음식을 장기간 끊기보다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만 골라 줄이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미국소화기학회는 가벼운 증상에 페퍼민트를 권고한다.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장 경련을 완화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규칙적인 운동과 초가공식품 줄이기도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산균은 흔히 장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로는 근거가 없다. 미국소화기학회는 유산균을 권고하지 않으며 미국소화기내과학회는 2021년 임상 진료 지침에서 사용을 명확히 반대했다.

 

복부 마사지도 효과가 제한적이다. 2024년 대만 국립양명교통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국제간호학연구지'에 발표한 종합 분석에 따르면 성인 만성 변비에 미약한 완화 효과는 있지만 약물 복용을 줄일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파스리차 부교수는 "해롭지는 않지만 치료 효과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가정용 장내 미생물 검사 키트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임상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사용을 삼가야 한다.

 

1차 치료로 효과가 없으면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파스리차 부교수는 "혼자 통증을 감내하지 말고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며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실재하는 질환이고 치료도 가능하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근거 기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4309/ajg.0000000000003539
doi.org/10.14309/ajg.0000000000001036
doi.org/10.1038/ajg.2014.195
doi.org/10.1016/j.ijnurstu.2024.104936

[조가현 기자,문혜원 인턴기자 gahyun@donga.com,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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