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한다는 디스가 "양치 좀 해"… 피로감만 가득해진 힙합신 [이슈&톡]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래퍼 스윙스를 디스한 빅나티에 이어 미노이가 우원재를 원색적으로 디스한 가운데, 결국 리스너들의 피로감만 더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빅나티는 개인 유튜브를 통해 스윙스를 향한 디스곡 '인더스트리 노(INDUSTRY KNOW)'를 발표했다. 빅나티는 스윙스의 만행을 폭로하며 디스전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스윙스는 랩으로 맞대응하지 않았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혹스러움을 표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폭행'이라는 빅나티의 주장에 대해선 "CCTV가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23일 빅나티는 '변기 위에서'라는 영상을 통해 한껏 잔잔해진 분위기 속 랩을 뱉었고, 청자들은 스윙스의 편에 서고 있는 분위기다.
빅나티는 주변인의 증언까지 더하며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으나, 여론은 돌아서지 않았다. 오히려 스윙스의 라이브 방송 중 발언인 "이런 걸로 피곤하기 싫다"는 발언이 공감을 얻으며 밈으로 소비되고 있다.
힙합신에서 디스전이란 래퍼가 가사를 통해 특정 인물의 과오나 실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공격하는 문화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비난을 넘어 아티스트 간의 음악적 역량과 논리를 겨루는 하나의 경쟁 방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팬들에게는 힙합 특유의 거침없는 솔직함과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하는 중요한 엔터테인먼트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디스'라는 이름 아래 쏟아지는 언사들은 청자 입장에서 청취적 쾌락도, 뜻깊은 메시지도 얻기 힘들다. 이로 인해 팬들의 피로감만 쌓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미노이도 우원재를 향한 디스곡 'mp4 (두번째이자마지막이길)'을 발표했다. 우원재의 컴백 시기에 맞춰 발표한 곡일지 모르지만, 이미 빅나티와 스윙스를 포함해 그로부터 파생된 디스곡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던 시기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내용도 아쉽다. "양치 좀 해", "나체를 보여주며 어필했니", "역시 끼리끼리" 등 원색적인 비난이 담겼다. 곡의 말미엔 변기를 내리는 효과음을 넣어 최신 힙합 밈인 '빅나티를 변기에 넣고 내려'까지 포함했다. 영상 설명란엔 "우원재 '엠피쓰리(mp3)' 많이 들어주세요"라고 남겼다.
우원재와 미노이는 과거 AOMG에 소속돼 한솥밥을 먹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8월 '잠수이별'을 발매하는 과정에서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당시 마케팅의 일환이었다며 부인했지만, 일부 팬들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수많은 추측을 내놓은 바 있다. 미노이는 이뿐 아니라 라이브 방송에서도 우원재를 향해 "양치 좀 자주 해라", "코털도 좀 깎아라" 등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과거 디스전은 비트 위에서 각자 쌓인 감정을 쏟아내는 일종의 스파링이었다. 디스전 이후 관계 회복에 힘쓰지 않아도, 대중 앞에서 자신이 느낀 감정을 털어놓고 상대의 입장을 들어보는 과정 자체가 큰 인기를 얻었다. 과거 스윙스와 쌈디, 개코 등이 참여한 '컨트롤(Control)' 비트 대전이 그러했다.
그러나 최근 디스전은 보는 사람이 피곤할 정도로 아쉽다. 곡의 퀄리티, 메시지, '멋'까지 무엇 하나 발전하지 못한 듯하다. 당초 비주류 장르이던 힙합의 입지가 다시 좁아지고 있는 것도 이 탓이다. 자극적인 가사에만 집착하고 본인의 세계에 취해 대중의 시선을 외면하는 힙합신에 리스너들은 지쳐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 AOMG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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