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TX역 착공 코앞인데… “못 나간다” 버티는 불법 포장마차

지난 10일 오후 8시 서울 4호선 창동역 1번 출구 앞.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공사비 증액 타결 축하’ 현수막 뒤로 붉은 천막의 포장마차 10여 곳이 늘어서 있었다. 저마다 술과 안주를 놓고 ‘야장’을 즐기는 손님들로 시끌벅적했다. 인근 고가철로 아래에서 떡볶이와 어묵을 파는 노점 10여 곳도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모두 허가받지 않은 불법 영업이었다. 당장 이달 말 창동역 GTX-C 역사 착공으로 노점을 비워야 하지만, 상인들은 “대체 부지를 마련해주지 않으면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며 버티고 있다.
창동역 일대 포장마차촌은 1985년 창동역 개통 이래 40여 년간 자리를 지켰다. 2018년 철거를 요구하던 인근 주민과 이에 반발한 노점상 연합이 갈등을 빚어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간 구청 지도로 일부 자진 철거가 이뤄졌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성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창동역 GTX-C 공사비 증액 협상이 타결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포장마차촌이 공사 구역에 포함돼 있어 이른 시일 내 점포 강제 퇴거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국토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이 이달 초부터 퇴거 보상안을 두고 상인들과 협의 중이지만 상인들은 “보상금은 필요 없다”며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의 지시에 따라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고 맞서는 중이다. 상인들이 보상금 수령과 자진 퇴거를 거부할 경우 관할 지자체인 도봉구청·토지 소유주인 SH가 강제 퇴거를 집행할 수 있다.
서울 중랑역 일대 불법 노점상들은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작년 11월 국가철도공단 측이 ‘불법 무단 점유를 엄단하겠다’며 이들을 형사 고발하면서다. 중랑역 포장마차촌은 2005년 중랑역 개통 이후 철로 아래 부지를 중심으로 상인들이 모여들어 생겼다. 공단은 2014년부터 매년 자진 철거 계고장을 붙이고 연평균 70만원 수준의 변상금을 부과해 왔다. 그러나 상인들이 변상금을 ‘임대료’로 여기며 “정당하게 임대료를 내고 있으니 생존권을 뺏지 말라”고 버텨왔다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현재까지 경찰은 고발된 상인 대부분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불법 노점상에 대해 업주가 사정상 영업을 중단하면 철거하는 ‘자연 소멸’ 방침을 이어왔다. 상인들의 거센 반발을 우려해 강제 조치보단 현장 계도와 과태료 부과 선에서 그친 것이다. 하지만 통행로 방해와 주취 소란 등 주민 불만이 반복되고 GTX 등 대규모 국책 사업이 겹치는 사례까지 나타나 당국 방침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철도공단은 “최근 공단은 관할 지자체와 함께 마포역과 회기역 일대 불법 노점상들에 대해 강제 집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찬기 인천대 도시공학과 명예교수는 “행정 당국이 적극적으로 협상 자리를 마련해 진척을 내는 수밖에 없다”며 “생계형 노점상은 대체 생계수단을 마련하도록 유예 기간을 두거나 지원하는 등 금전적 보상 외 다양한 협상안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격수가 ‘4할 타자’라니
- 역대 최연소… F1 지배하는 20세 안토넬리
- [오늘의 경기] 2026년 5월 5일
- [스포츠 브리핑] 대한체육회 김나미 사무총장 사의
- 영, 실력도 양심도 빛났다
- [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세계 최대 현대미술 행사 속 ‘한국관’ 자르디니 공원
- [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일을 멈추고 산으로 가버린 평민들… 로마시대에도 파업 있었대
- [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우주에서는 소변을 정수해 ‘식수’로 활용한대요
- [제31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15살 차
- [TV조선] 가족이 함께 앓는 병 ‘치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