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줄고 수입은 밀려온다"···벼랑 끝 유업계, 단백질·수출로 돌파구 찾기
단백질 시장 급성장에 고함량 경쟁
내수 수요 줄자 수출로 돌파구 모색

국내 우유업계가 구조적 수요 감소와 외부 변수 확대로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저출생과 1인 가구 증가로 우유 소비 기반이 약화된 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멸균우유까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존 사업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 흰 우유 중심의 성장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위기감 속에 업계는 체질 전환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유 소비 지표는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낙농진흥회 조사 기준 지난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집계돼 2024년(25.3㎏) 대비 약 9.5% 감소했다. 2021년 26.6㎏에서 매년 줄어들다 최근 감소 폭이 확대된 것으로,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학생 수 감소, 대용량 소비 축소, 두유 등 대체재 확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수입 우유 확대는 추가 부담이다. 멸균 우유 수입량은 2019년 1만t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5만1000t까지 급증했다. 국산 신선우유 대비 약 60% 수준의 가격과 긴 유통기한을 앞세워 카페·베이커리 등 B2B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실제 폴란드산 멸균우유는 1ℓ에 1900원 수준으로 3000원대 국산 신선 우유보다 저렴해 일반 소비자 선택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미국산(1월)과 유럽산(7월) 우유에 대한 관세까지 순차적으로 철폐되면서 가격 경쟁력 격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프리미엄·비유제품 확대···사업 다변화 가속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유업계는 사업 다변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선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가 두드러진다. 낙농가 조합원이 참여하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원유를 안정적으로 수매 및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원유 중심 전략을 유지하되 품질 고도화를 선택했다. 서울우유는 소화가 용이한 A2 단백질을 강조한 우유, 일반 제품 대비 영양 밀도를 높인 저지우유 기반 디저트 등을 선보였다. 단순 원유 판매를 넘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흐름이다.
동시에 비유제품과 기능성 식품으로의 확장도 가속화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아몬드·귀리 등 식물성 음료, 성인 영양식, 케어푸드 등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담당하는 매일헬스뉴트리션을 오는 5월 통합하고 브랜드를 강화하는 등 조직 차원의 구조 개편도 병행하며 '뉴트리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단백질 시장 급성장···고함량 경쟁 본격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은 단백질 시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18년 813억원에서 2023년 4500억원으로 약 5.5배 확대됐고, 올해는 8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RTD(즉석음용) 단백질 음료 시장은 2020~2025년 연평균 81% 성장해 글로벌 평균(10%)을 크게 웃돌며 핵심 카테고리로 부상했다.
제품 경쟁 구도도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단백질 음료는 초기 10~20g 수준에서 최근 40g, 나아가 45g, 52g까지 올라서며 '고함량 경쟁'이 본격화됐다. 한 병으로 하루 권장량의 70~95%를 충족하는 제품이 등장했고, BCAA·EAA 등 아미노산과 비타민·미네랄을 결합한 '복합 영양 설계'도 주요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 출시된 신제품 중 매일유업의 셀렉스 프로핏 스포츠 와일드 초코는 350㎖에 단백질 45g이 포함돼 있어 체중 60kg 성인 기준 하루 단백질 권장 섭취량의 70%를 충족시킬 수 있다. 또 근육 합성에 필요한 BCAA 7800㎎을 담고 무설탕·무지방·무콜레스테롤, 락토프리 설계로 섭취 부담을 낮췄다. 일동후디스의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초코는 동·식물성 단백질을 6:4 비율로 배합해 단백질 10g을 담고 BCAA 1500㎎과 비타민·미네랄 16종을 더했다.

다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순 고함량 전략의 한계도 지적된다. 함량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향후에는 흡수 효율, 저당·저지방 설계, 맛, 제형, 타깃 맞춤형 기능성 등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단백질 음료는 운동 보충제를 넘어 체중 관리, 식사 대용, 간식 등 일상 소비로 확장되며 소비층과 이용 상황이 세분화되는 추세다.
유업계는 내수 한계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단백질 음료, 분유, 컵커피 등을 앞세워 수출을 확대하며 성장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K-푸드 확산 흐름을 활용해 'K-분유' 'K-단백질 음료' 등 브랜드화를 시도하는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실제로 매일유업은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를 중국 최대 온라인 헬스케어 플랫폼 '징둥헬스'에 입점시키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남양유업 역시 중앙아시아·동아시아에서는 '테이크핏'과 '프렌치 카페', 동남아시아에서는 'K-분유'를 중심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으며, K-분유와 K-음료를 아시아 대표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우유 소비 감소와 수입 제품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단백질 음료를 비롯한 기능성 제품, 비유제품, 글로벌 시장까지 아우르는 사업 다변화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TD= Ready To Drink의 약자로 별도의 조리나 희석 없이 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를 의미한다. 최근 단백질 음료 시장에서 간편성과 휴대성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품 형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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