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韓 경제 10년 더 끌고간다… 메모리 초호황 2030년대까지
AI 투자 확대로 구조적 성장기 진입
대만경제연구원은 ‘20년 간다’ 진단
한국은 정치·노조 리스크 등 변수

한국 경제를 견인 중인 메모리반도체 초호황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최소 10년은 더 갈 것이라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 수출의 40%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에는 반가운 일이다. 반도체가 앞으로 10년은 더 한국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K-반도체는 중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의 강력한 도전을 떨쳐내야 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특히 AI용 시스템반도체 영역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과 비교해 아직 갈 길이 멀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멜리어스리서치(Melius Research)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확산에 따라 메모리 수요 강세가 2030년대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대규모 AI 모델 구동과 데이터센터 증설,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탑재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메모리 산업은 가격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버 한 대에 투입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용량이 급증하고, 기업들이 장기 공급 계약에 나서면서 기존 사이클과 다른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최대 수혜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도 지위를 바탕으로 AI 메모리 시장 확대의 중심에 서 있다.
두 기업이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AI 투자 확대는 곧 한국의 수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의존도에서도 보여진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50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4% 증가했다. 4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183억달러로 182.5% 급증하며 전체 수출의 36.3%를 차지했다.
한국 수출에서 자동차와 기계, 철강 등 주력 산업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단기간에 외화를 가장 많이 벌어들이는 산업은 결국 반도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역수지가 같은 기간 104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배경에도 반도체 수출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뿐 아니라 대만 역시 AI발 반도체 특수로 경제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대만경제연구원(TIER)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5%에서 7.56%로 대폭 올렸다.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성장세를 반영한 결과다.
장젠이 TIER 원장은 AI 수요가 실체를 가진 장기 투자 흐름이라며 최소 20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2000년대 닷컴 버블처럼 단기 과열로 끝나는 흐름이 아니라 산업 전반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라는 의미다.
대만 정보통신 제품 수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한국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AI 서버 확산으로 HBM, DDR5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늘고, 스마트폰·노트북·자동차 등 완성품에도 고용량 메모리 탑재가 확대되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첨단 제품 비중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 국내 반도체 기업 수익성 개선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다만 변수도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은 여전히 부담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이 국가 정책 차원에서 자국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정치와 노조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메모리 업황의 특성상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앞지를 경우 가격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조만간 메모리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로 증설을 진행 중이고, 미국 마이크론도 싱가포르 낸드플래시 생산 시설 확장에 240억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생산 확대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수익성 중심의 공정 포트폴리오 재편, 수율 안정화, 고객 생태계 확대, 조직 구조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자 성폭행 혐의’ 뮤지컬 배우 남경주 불구속 기소
- “독도는 다케시마, 김치는 파오차이” 구글 번역 오류 화들짝
- 30대 여성에 낭심 가격당한 경비원…‘넘어뜨려 제압’ 폭행일까? 법원 “무죄”
- 래퍼 제리케이 ‘악성 뇌종양’ 투병, 42세 일기로 별세
- 커피 하루 3잔 마신 여성, 체지방 줄이고 근육 지킨다?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
- `6조 돌파`는 막아라… 5대은행, 대출조이기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