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만 비정규직도 퇴직 수당 받는다… '이재명표 공정수당' 전국화

송주용 2026. 4. 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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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
공정수당 지급 …계약 기간 짧을수록 보상↑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 채용 금지하고
1년 미만 계약 시 사전심사제 거쳐야
노동계 "사회적 대화로 민간까지 확대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의 면담이 열리는 청와대 접견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는 퇴직할 때 '공정수당'이라는 이름으로 퇴직 수당을 받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도입했던 제도를 전국화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수당을 줘 취약한 고용 안정성 탓에 겪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관계부처 합동 비정규직 특별팀(TF)에 따르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기간제 노동자는 약 14만6,000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1년 미만 단위로 근로계약을 반복해 맺는데 이는 사측이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는 목적이 크다. 현행법상 퇴직금은 1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에게 주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를 보면 공공부문 1년 미만 계약자는 약 7만3,000명으로 전체의 50%에 달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정액임금은 월 289만 원이었는데 1년 미만 계약자는 280만 원으로 더 낮았다. 또 동일한 직종에 종사하더라도 소속기관에 따라 임금 차이가 있었고 정규직 공무원과 비교해 복지포인트와 식대 등에서도 차별 대우를 받았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 대해 공정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근로계약 기간에 따라 기준금액(최저임금의 118%)의 8.5~10% 규모 수당을 퇴직 시 정액 지급하는 방식이다.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공정수당을 통한 보상률은 더 높다. △1~2개월 38만2,000원(보상률 10%) △3~4개월 84만6,000원(9.5%) △5~6개월 126만 원(9%) △7~8개월 162만2,000원(8.5%) △9~10개월 205만5,000원(8.5%) △11~12개월 248만8,000원(8.5%) 등이다.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에게 더 큰 보상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정부는 '모범 사용자'로서 역할도 강화한다. 공공부문에서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퇴직금 지급 회피 목적의 1년 미만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원칙을 불가피하게 못 지킬 때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전심사제'를 통해 사전 심사를 받도록 했다. 업무 특성과 계약기간, 인원 등 필요성을 심사한 뒤 예외적으로 허용해주겠다는 뜻이다. 공공부문 초단시간 노동자(주 15시간 미만 노동)를 고용할 때도 사전심사제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고용, 임금 현황 실태 파악을 위한 정기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또 실태조사 과정에서 퇴직금 지급 회피 목적의 '364일 계약' 등 불공정 관행이 확인되면 1년 근로계약을 보장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향후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 비정규직 고용 관련 지표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온라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상담센터를 운영해 위법 사항을 적발하고 '비정규직 처우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한다. 또 9월부터 출범하는 '공무직 위원회'를 통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 과제를 계속해서 발굴할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한 고용관행을 바로잡고 합리적 처우개선을 통해 모범이 돼야 한다"며 "공공부문의 성과가 민간부문까지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반면교사…"입법 등 후속조치 필요"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의 칼을 뽑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특히 이번 대책의 핵심인 공정수당 도입이 강제력을 갖춘 법적 조치가 아닌 정부 지침으로 민간 기업에는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국 비정규직 노동자 숫자는 856만8,000명이다. 전체 임금근로자 2,241만3,000명의 약 38.2%에 달한다. 공정수당을 받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보다 제도에서 벗어난 민간영역 비정규직 규모가 약 58배 더 크다.

공공운수노조원들이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원청교섭-노정교섭 촉구 및 공공부문 비정규직 임금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노동부 관계자는 공정수당 등의 민간 확대 가능성에 대해 "국정과제는 공공부문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민간부문에서 부담이 되는 영역이 있기 때문에 (민간 확대) 논의를 뒤로 하고 공공부터라도 먼저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간에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도입할지는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며 "의제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이번 정부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남은 과제를 꼽았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문재인 정부 때도 비정규직 2년 계약 이후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 배포됐지만 윤석열 정권 출범 후 올스톱됐다"며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흔들리지 않도록 입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지방재정법(지방 예산 편성)이나 지방교부세법(지방 재원 배분 기준)을 개정해 공정수당 도입과 쪼개기 계약 금지 등을 명확히 하자는 제안이다.

특히 민간부문 확대 적용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민간 기업이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민간부문까지 확대돼야 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가 합의하는 방식과 제도 입법화 등 다양한 방식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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