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단기 근로자에 10% 수당 더 준다

김아사 기자 2026. 4. 2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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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내년부터 공공 부문 비정규직으로 한 달만 근무해도 추가 수당 38만2000원을 받게 된다. 정부는 28일 1년 미만 단기 근로자에게 정규직보다 수당을 최대 10% 더 주는 이른바 ‘공정 수당’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와 산하 출연·출자 기관에 고용된 기간제 근로자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한 방식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앞으로 민간 부문에도 노·사·정 대화를 통해 이 제도를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부는 이날 관계 부처 합동으로 공공 부문 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에게 근로 계약 기간에 따라 기준 금액(최저임금의 118%·254만5000원)의 8.5~10%를 추가 수당으로 지급하는 ‘공공 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근무 기간 1~2개월은 10%(38만2000원), 3~4개월은 9.5%(84만6000원), 5~6개월은 9%(126만원), 11~12개월은 8.5%(248만8000원)로 짧게 일할수록 추가 수당 보상 지급률이 높게 책정됐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 등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가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2차 총파업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정부는 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에게 추가 수당을 주면 근로자 임금을 높일 뿐 아니라, 동시에 기업들의 ‘장기 계약’ 체결을 유도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1년 미만 단기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는 퇴직금 등을 주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 이유 때문인데, 추가 수당으로 단기 근로자에게 줘야 하는 돈을 늘리면 기업들이 오히려 장기 계약을 늘릴 것이란 설명이다.

1년 이상 근무 시 근로자가 받는 퇴직금은 임금의 12분의 1(8.3%)이다. 반면 공정수당은 최소 8.5%로 이보다 높게 설계됐다. 공공기관 입장에선 퇴직금보다 더 많은 돈을 단기 근로자에게 수당으로 줘야 하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가 보수까지 덜 받는 건 중복차별이라는 인식이 이 제도의 근간”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내년 예산안에 ‘공정 수당’ 필요 예산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계약이 만료되는 기간제 근로자부터 해당 수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에 따르면 공공부문 기간제 근로자는 약 14만6000명으로, 이 중 1년 미만 계약자가 약 7만3000명이라고 한다. 기간제 근로자 평균 임금은 월 289만원으로 1년 미만 계약자 임금은 월 280만원으로 더 낮다.

문제는 대규모 세금이 투입되는데도 정책의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노동계 내에서도 “오히려 추가 수당으로 비정규직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날 “수당 몇 가지를 신설하는 것으로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했고, 민주노총도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인 정규직 전환 대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오래 일하는 게 되레 손해’라는 인식이 형성돼 공공 부문 경쟁력에 타격만 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정부는 이 대책을 공공 부문에 한정해 발표했지만, 민간으로의 확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전체 기간제 근로자(지난해 기준 533만7000명)의 대부분이 민간 기업에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 문제를 반복해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간 부문 적용을 위해선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기업들 사이에선 “정부가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민간 부문으로 확대 적용 시 노동시장 왜곡이 우려된다. 임금은 업무 난이도, 숙련도, 책임 범위 등을 통해 시장 내에서 결정돼야 하는데,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 과보호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단기 근로자의 수당까지 높여줘야 해 고용주 입장에선 ‘샌드위치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부담이 올라가면 고용량이 줄어든다는 건 노동경제학의 기초”라며 “기업들이 고용 자체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해 일자리가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제 경영계에선 “영세 기업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계절성 업종, 프로젝트형 업무 등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뿐 아니라 정부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만든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전환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기관이 전체 853곳 중 52곳에 달한다”며 “신속한 전환 결정에 대한 지도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의 시즌2가 시작된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공공기관 특성상 정부의 지도는 강한 구속력을 갖는다.

비정규직 제로는 이미 큰 사회적 갈등과 논란을 불러왔던 정책이다. 2017년 이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채용 절차의 공정성 논란과 기존 정규직과의 처우 갈등 등 문제가 곳곳에서 불거졌다. 일부 기관에선 제대로 된 채용 시험 없이 전환이 이뤄지면서 청년층의 반발이 거세졌고, 조직 내부에서도 임금 체계와 직무 구분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간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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