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먼저 트럼프 ‘아첨 외교’ 벗어날 수 있을까
전쟁 괴물 트럼프 만든 것도 세계 정상들의 아첨
아첨과 찬양이 트럼프에 ‘정치적 도파민’ 주입
전 세계 경제 영토 볼모 삼은 ‘봉쇄의 광기’ 보여
이재명 정부부터 대미 아첨 외교 대열 탈출해
같은 처지 중견국들의 의지와 역량 결집할 때

호르무즈 해협에서 부활한 뮌헨의 망령
그로부터 88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뮌헨의 망령이 부활한 시대를 살고 있다. 장소는 유럽의 초원이 아니라 중동의 푸른 바다 호르무즈 해협이며, 광기의 주역은 히틀러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다. 챔벌린을 비롯한 유럽 정상들의 히틀러에 대한 굴종이 그를 괴물로 만들었듯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 세계 정상들이 트럼프를 향해 펼치는 '아첨 외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그를 전쟁의 괴물로 변모시켰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을 '관리'한다는 명목 아래 아첨의 경쟁을 벌여왔다. 동서를 가리지 않고 워싱턴으로 향한 조공 행렬은 눈물겨울 정도였다. 그들은 트럼프의 허영심을 자극하기 위해 '노벨 평화상'이라는 인류 최고의 영예까지 동원했다. 그 비굴한 몸짓들은 트럼프에게 강력한 '정치적 도파민'을 주입했다. 자신이 무엇을 하든 세계가 굴복하고 찬양할 것이라는 확신, 즉 '무결점의 권력자'라는 환각이 그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를 보다못한 퓰리처상 수상자인 토마스 프리드먼은 2025년 11월,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 '트럼프의 네빌 챔벌린 평화상(Trump's Neville Chamberlain Peace Prize)'에서 세계 정상들에게 "제발 트럼프에 대한 아첨을 멈추라"며 "아첨 외교의 결과: 트럼프가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독재자들과 '거래'를 시도하는 배경에는, 그의 허영심을 자극하며 아첨해 온 주변국들의 태도가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를 계기로 '평화위원회'(BoP) 출범식을 갖고 연설하고 있다. 2026. 01. 22 [UPI=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8/552865-A1PVkLX/20260428120126192nakf.jpg)
지역 분쟁을 글로벌 전쟁으로 확장하는 '봉쇄의 광기'
최근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에 국한되었던 이란 선박 봉쇄의 범위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단순한 제재 강화를 넘어선다. 중동의 지역적 분쟁의 무대를 확대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으로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과 물류의 동맥을 끊겠다는 이 협박으로 인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이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트럼프는 "우리 석유가 아닌 너희 석유를 지키는 것인데 왜 우리가 비용을 대야 하느냐"며 동맹국들을 겁박한다. 미국은 호르무즈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이 제공한 항해의 자유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것이 트럼프 주장의 핵심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은 단지 이란에 대한 봉쇄를 넘어 전 세계의 경제 영토를 볼모로 삼아 도박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 히틀러가 뮌헨 협정 이후 폴란드를 침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을 때, 챔벌린의 평화는 '환각'이었음이 증명되었다. 지금 트럼프가 벌이는 '인도·태평양 봉쇄'는 그 환각이 현실의 파멸로 전이되는 과정이다. 중동의 불꽃이 인도양을 건너 남중국해와 동해까지 번지는 상황, 이것이 아첨 외교가 만들어낸 2026년의 참혹한 풍경이다.
'아첨 외교'가 '영리한 외교'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4.20 [공동취재 제공]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8/552865-A1PVkLX/20260428120127521zjkt.jpg)

이러한 때 한국이 지도자는 쓰나미처럼 닥쳐올 위기 앞에서 강인한 생존 의지와 결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은 한국과 같은 처지(like-positioned)의 중견 국가들이 미국을 배제한 다국적 의지와 역량이 결집되는 시작점에 와 있다. 이러한 중견국 연합을 이어 나가려면 우리가 먼저 트럼프에 대한 아첨 외교로부터 과감히 일탈하는 전환적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상업광고를 받지 않는
독립언론입니다.
시민들의 작은 후원이 언론 지형과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후원 참여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