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는 ‘따로 구독’… 반값 전기차 나온다

김성훈 기자 2026. 4.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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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구매장벽 낮추기 추진
소유권분리 특례로 차체만 구매
법인택시 대상 시범 운영 돌입
아이오닉5 2000만원 싸게 구매
배터리 구독료 월 20만원 전망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구매 장벽과 운행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배터리를 차체와 분리해 구독하는 서비스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소비자에겐 자동차만 팔고, 배터리에는 임대 형식으로 월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가격이 출고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대중화 시 ‘반값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동시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할 해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이 올해 상반기 중 보증 기간이 끝난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사업에 돌입했다고 28일 밝혔다. 중국에서 전기차 제조사 니오 등이 구독 서비스를 시행 중인 것과 달리 국내에선 현행법상 전기차 배터리가 부품으로 간주돼 차량과 소유권이 분리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모빌리티 규제샌드박스 심의를 통해 ‘전기차 차체-배터리 소유권 분리 등록’ 규제 특례가 승인되면서 이번 사업이 가능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수도권 법인택시 아이오닉5 총 5대를 대상으로 배터리 구독형 서비스를 운영하며 운행환경에서 비용과 차량 활용 기간 등에 미치는 영향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실증에 참여한 법인택시는 월 구독료를 현대캐피탈에 낸다. 사용 중인 배터리를 현대캐피탈에 반납하면 별도 구매 없이 현대캐피탈이 소유한 배터리를 받는 식으로 교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도 전기차 판매 및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성능 저하에 따른 감가 부담과 교체 비용은 전기차 구매 수요를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혀왔다. 당장 소비자 입장에선 구독을 통해 배터리 소유권이 없는 교체형 전기차(아이오닉5 기준)를 출고할 시 2000만 원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관련 업계는 배터리 구독료가 월평균 20만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구독사가 배터리 성능 저하에 따른 중고차 감가 위험을 부담하면서 소비자 편익이 커질 것”이라며 “구독 서비스는 가격 문턱을 낮추는 만큼 전기차 거래량도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캐즘을 해소할 타개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기차 제조사들로서는 구독 서비스가 값비싼 전기차의 구매 장벽을 낮추기 위한 목적 외에도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배터리 소재·부품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대립 격화로 배터리용 광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재활용은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위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성훈·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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