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르는’ 서울 전세…수급지수 5년래 최악

서정은 2026. 4. 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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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수급 모두 2020년 수준 근접
입주물량 감소·실거무 의무 강화 영향
오피스텔 전세 역대 최고, 대형 8억 돌파
“비아파트 공급 없인 전세난 장기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곳곳 아파트 모습. 서울 아파트 전세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최근 전세 수급이 전세가격 급등기였던 2021년 수준에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 의무가 부여된 데다가, 정부가 연이어 ‘비거주 주택’에 대한 규제 강화 기조를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세수급지수는 2020년 말 이후 5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아파트 전세 대신 매매 선택지로 지목된 면적이 넓은 대형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13억6000만원대까지 올랐다. 오피스텔 매수마저 쉽지 않은 이들이 오피스텔 전세로 몰리면서, 대형 오피스텔 평균 전셋값도 8억원을 넘겼다. 두 가격 모두 사상 최고가다.

2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이달 20일 기준 179.0을 기록, 18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넘을수록 ‘공급부족’을 의미하는데 최근 들어 상승속도가 더욱 빨라지며 수급불균형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2020년 말(187.4)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당시는 7월말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4년치 전세가격을 미리 올리며 ‘역대급 전세난’을 기록했던 때다.

전세수급지수는 이후 2021년 말 129.8, 2022년 말 46.5까지 떨어진 뒤 다시 올라서, 2023년 말 115.9→2024년말 125.5에 이어 이달 179까지 올랐다.

이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도 6억8147만원(13일 기준)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데다 10·15대책 이후 서울 전역에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부동산원 및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2만7168가구로, 작년(3만7103가구) 보다 27%가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엔 1만7186가구로 더욱 감소한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 제한 등도 전세 매물 축소를 이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장특공제를 ‘보유’대신 ‘거주’위주로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힌만큼 전세매물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대차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해오던 비거주1주택자들 입장에서는 세 부담을 고려해 거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전세수요는 학업, 직장, 결혼 등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입주물량 감소, 정부 대책, 아파트 선호 등이 맞물리면서 매매·전세가격 가리지 않고 모두 오르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문위원은 “비아파트를 활성화해 수요를 분산시키지 않는다면 전세난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최근엔 오피스텔 가격도 뛰고 있다. 특히 아파트 대신 거주할 수 있는 면적이 넓은 오피스텔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아파트 전세 대신 대형 오피스텔 매수’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 오피스텔의 대형 평균 매매가격은 이달 13억6205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3억573만원으로 처음으로 13억원을 넘긴 이래, 점점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불과 5개월 새 6000만원이 올랐다. 1년 전(12억 5620만원)과 비교해선 1억원 이상 오른 값이다.

아파트 대체재로 대형 오피스텔 매수마저 나서지 못한 이들은, 오피스텔 전세로 몰리면서 전셋값도 오름세다.

이달 중대형 및 대형 오피스텔 전세가격은 각각 4억6033만원, 8억882만원을 기록했다. 중대형 전세가격은 2022년 12월(4억6116만원) 이후, 대형은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에는 오피스텔마저 공급부족 상태”라며 “아파트 매물 품귀 현상이 오피스텔 수요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정작 들어갈 오피스텔마저도 못들어갈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23년 1만4436실에서 2024년 6060실, 2025년엔 4234실까지 줄었다. 올해는 입주 예상물량은 1700실 안팎이다.

박 교수는 “1~2인가구가 주거용 오피스텔에 익숙한데다 역세권에 입지한 경우가 많아 젊은 실수요자들의 오피스텔 선호가 이어질 것”이라며 “오피스텔 수요가 번질 경우 가격 상승세도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서정은·윤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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