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대·순천대, 협약 따라 갈등 봉합하고 통합 서둘러야”
섬 많은 전남 지역의 열악한 의료현실 감안 책임있는 행보 보여야

대학통합 합의서에 따른 신뢰를 바탕으로 갈등을 조속히 봉합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전남도에 따르면 두 대학은 대학통합이 결정된 지난 2024년 11월, 대학통합 합의서를 통해 “양 대학교는 통합정신을 바탕으로 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협력한다”고 약속했다.
또 통합대학 명의로 통합의대 정원 배정 확보를 목표로 하고 통합 신청 시 교육부가 정한 기한 내에 요건을 갖추지 못한 대학이 있을 경우, 요건을 갖춘 대학이 통합 의과대학 정원을 우선 배정받되, 요건을 보완하면 즉시 통합대학으로 정원을 배분한다고 협약했다.
통합대학 협의서는 결국 두 대학이 통합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의대 정원 역시 의과대학 설립을 우선으로 하면서도 조건을 갖추지 못한 대학을 기다려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역 의료사정이 좋지 않은만큼, 전남 국립의대 설립이라는 큰 그림을 위해 서로가 협력하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두 대학은 의과대학을 빼앗기고 대학병원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로, 정작 지역민의 열악한 의료 사정에 눈 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순천대는 사실상 불가능한 정원 50명 배정을 요구하는 등 통합 의대 설립에 제동을 거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남 국립의대 이슈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무르익을 때마다 자신들 목소리를 강조하면서 엇박자를 냈다는 비판도 나온다.
순천대의 경우 지난 2023년 전남도가 나서 ‘전남도-목포대-순천대’ 3자 간 ‘전남 도내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공동협력선언문’을 발표했다. 이후 전남도는 두 대학을 대상으로 용역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이듬해인 2024년 4월 순천대가 전남도의 공모에 불응하고 ‘순천식’으로 단독 의대 신설을 추진키로 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됐다.
전남도가 목포대를 중심으로 공모에 나섰다가 공모를 중단하고 두 대학을 통합해 의과대학을 유치하자는 김영록 전남지사의 입장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결국 순천대가 통합에 동의, 대학통합 합의서를 작성하고 같은해 12월 교육부에 대학통합을 신청했다.
이후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순천대는 국립대 통폐합심사위원회에 앞서서도 의대정원을 우선 확보해 달라고 주장했고, 최근엔 정원을 50명 순천 캠퍼스에 배정해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나섰다. ‘몽니’를 부린다는 말도 지역사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당장, 전남도내 276개 유인도 중 의사가 없는 섬만 164개에 달하며, 22개 시·군 중 17개 군이 응급의료 취약지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3명으로 OECD 평균(3.7명)에 크게 못 미친다.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살 수 있었던 사망자를 뜻하는 ‘치료 가능 사망자 수’ 전남은 인구 10만 명당 44.1명으로 서울(36.4명)보다 월등히 높다. 그런데도 순천대가 통합대학 출범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는 정원 문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순천대는 전남도가 요청하고 있는 3자 회담 참석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21일 순천대에 공식적으로 목포대와의 3자 회담 참석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순천대 관계자는 “지역의 열악한 의료현실을 감안해 의과대학 설립을 두 곳에 해달라는 요구를 정부를 통해 확약받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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