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이 방금 던진 구종 뭐예요?

안승호 기자 2026. 4. 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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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장현식. 연합뉴스

프로야구 SSG 김재현 단장은 2007년 SK 초대 우승 주역으로 한국시리즈 MVP였다. 1,2차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2패 이후 흐름 전환을 위해 3차전부터 중용된 뒤 4차전에서는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로부터 홈런을 뽑아내며 시리즈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김재현이 경기 전이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한 얼굴로 나타난 이유가 있었다. 다음 경기 마주할 선발투수 주요 구종의 궤적을 가상의 공간에 그려가며 수천 번 타이밍을 맞춰가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침대에 누워서도 하다 보면 잠을 잔 건지 눈만 감고 있었던 건지 경계를 오가며 아침을 맞았다.

요즘 타자들은 상상의 공간에 상대투수를 세워둘 필요가 없다. 진화하고 있는 ‘AI 피칭머신’이 트래킹 데이터로 구체화한 투수별 구종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수가 던지는 영상을 보고 타이밍을 맞춰가며 구종별 궤적을 익힐 수 있는 신형 피칭머신도 등장해 국내 몇몇 구단이 사용 중이다.

최근 ‘AI 피칭머신’ 데이터에도 담겨있지 않은 구종 하나가 있다.

LG 우완 장현식이 던지는 변화구 하나를 두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타자들이 나오고 있다. ‘슬라이더 같은데 장현식이 던지던 슬라이더와 다르다’는 시각에서 궁금증을 나타내는 목소리였다. 그만큼 대응하기 어려운 궤적의 공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슬러브 같다’는 시선도, ‘스위퍼 같다’는 시선도 있다. 김광삼 LG 투수코치에 따르면, 장현식은 그저 슬라이더를 던졌을 뿐인데 궤적이 달라지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

장현식의 슬라이더는 전보다 움직임이 커졌다. 사실 의도했던 변화는 아니었다. 장현식은 투수 스태프와 상의 끝에 2021년 이후 던지지 않던 체인지업을 지난겨울부터 다시 준비하기 시작했다.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그리고 고속 포크볼까지 세 가지 구종을 던지던 장현식이 타자와 타이밍을 싸움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하려면 다른 궤적의 변화구가 필요하다는 제안에서 선택한 시도였다.

LG 장현식. 연합뉴스

그런데 체인지업을 던지던 중 파생 구종이 탄생했다. 장현식은 팔 스윙이 빠르면서도 짧은 편인데 체인지업을 제대로 구사하려면 앞 스윙을 조금 더 키우는 느낌으로 던져야 했다. 체인지업을 훈련하며 익숙해진 팔 스윙이 슬라이더 그립 끝에 전달되는 에너지를 바꿔놓은 것이다. 김광삼 코치는 “거기에 선수 본인이 갖고 나름의 방법과 노력이 더 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기존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피로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로 디트로이트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고우석의 유턴 길을 들여다보고 있다. 고우석 영입 여부를 떠나 당장 새 마무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장현식은 우선순위 후보로 떠올라 있다. 유영찬이 엔트리에서 빠지고 첫 세이브 상황을 맞은 지난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히 틀어막기도 했다.

장현식은 지난해만 해도 48.5% 비율의 포심패스트볼과 33%의 슬라이더, 18.5%의 포크볼을 섞어 던졌다. 올시즌에는 포심패스트볼 비율을 40%로 살짝 낮춘 가운데 슬라이더 비율을 42.2%까지 올렸다. 여기에 14.1%의 체인지업과 3.8%의 포크볼을 곁들이고 있다. 지난해 147.1㎞이던 포심 평균구속을 147.6㎞로 조금 올리면서도 타자들과 수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다양성을 늘려놓았다. 지난 주말까지 시즌 성적도 12경기 등판에 3승1패 평균자책 2.25 WHIP 1.00으로 안정적이다.

김정준 LG 수석코치는 “장현식이 지난해에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밸런스부터 잡는 것부터 신경을 써야 했지만 올해는 캠프부터 밸런스가 아주 좋았다. 마운드에 오를 때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그 대상부터 달라졌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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