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왕관부터 고종이 하사한 말총모자…'대한 제국의 美' 모였다

강은영 2026. 4. 2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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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국동 서울공예박물관이 대한 제국의 공예를 주제로 한 두 개의 전시를 동시에 개막한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전시 '더 하이브리드'와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는 터의 역사성을 돌아보는 '안동별궁, 시간의 겹'이다.

각각 박물관 전시 1동과 전시 3동에서 개최되는 두 전시는 대한 제국 시대의 공예품을 조명한다.

세 개의 구성으로 나뉜 '더 하이브리드' 전시에 프랑스와 독일 등 각지에 흩어져 있던 공예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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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대한 제국 공예품’ 주제로 한
두 개 전시 28일 동시 개막
대한 제국의 훈장 제도와 서양식 관복을 소개한 2부 전시장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서울 안국동 서울공예박물관이 대한 제국의 공예를 주제로 한 두 개의 전시를 동시에 개막한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전시 ‘더 하이브리드’와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는 터의 역사성을 돌아보는 ‘안동별궁, 시간의 겹’이다.

각각 박물관 전시 1동과 전시 3동에서 개최되는 두 전시는 대한 제국 시대의 공예품을 조명한다. 고종 황제가 외교 사절에게 선물한 가구와 도자기부터 대한 제국의 마지막 황후 순종효황후가 착용한 당의에 이르기까지 120여년 전 공예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최초 공개되는 백자 청화 용무늬 항아리, /국립세브르도자박물관


국가의 중대사가 있을 때 주로 입던 대례복. 대한 제국의 문관 박기준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 전시를 소개했다. 세 개의 구성으로 나뉜 ‘더 하이브리드’ 전시에 프랑스와 독일 등 각지에 흩어져 있던 공예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고종 황제가 외교 사절들에게 선물한 장식품과 1900년 프랑스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전시했다 국고가 부족해 배에 다시 실어오지 못한 공예 유물들이 120여년만에 다시 고국 땅을 밟는다.

17건의 공예품이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 최초로 공개된다.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을 비롯해 국립세브르도자박물관, 국립기술공예박물관, 독일 로텐바움박물관 등 유럽 각지에 흩어져 있던 공예 유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고종 황제가 초대 프랑스 공사였던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Victor Collin de Plancy)에게 하사한 백자 청화 용무늬 항아리와 을사늑약 체결의 부당함을 국제 사회에 호소한 호머 헐버트(Homer Hulbert)에 하사한 나전칠 길상무늬 상층장 등이 소개된다.

말총을 재료로 서양식 보울러 햇의 형태로 만든 모자와 함. /독일 로텐바움박물관


퍼시벌 로웰은 1886년 출간한 견문록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에 고종 황제에게 선물받은 말총모자를 'Hybrid'라고 표현했다. /서울공예박물관

독일 로텐바움박물관이 소장한 ‘말총모자와 함’은 이번 전시명 ‘더 하이브리드’와도 관련 있다. 말총모자는 갓의 재료인 말총으로 만든 서양식 모자다. 고종 황제에게 이 모자를 선물받은 미국인 학자 퍼시벌 로웰(Percival L. Lowell)은 1886년 출간한 책에 이를 ‘하이브리드(The Hybrid)’로 표현했다. 동양의 재료와 서양의 형식이 만나 새로운 공예품이 나왔다는 의미다. 이 공예품은 전시장 입구에서 제일 먼저 관객을 맞는다.

이외에도 명성황후가 한국 최초의 근대식 국립병원인 광혜원의 설립자인 호러스 알렌(Horace N. Allenk)의 부인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부채와 의료 선교사 언더우드(Horace G. Underwood) 부부의 결혼을 축하하며 하사한 순금 팔찌 등이 함께 소개된다.

책봉식 당시 착용한 의왕의 원유관. /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

‘안동별궁, 시간의 겹’ 전시는 황실의 복식 유물을 소개한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왕실가의 공식 행사장 역할을 한 안동별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 대한민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과 순정효황후가 혼례를 치렀고, 고종 황제의 다섯째 아들인 의왕 부부가 말년을 보냈다.

순정효황후가 착용한 당의. /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
의왕비가 간직해 온 뒤꽂이./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

전시에 소개된 유물들은 순정효황후와 의왕비가 한국순교복자수녀회에 기증한 것으로, 직접 착용한 당의와 남바위, 각종 꽂이와 비녀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의왕이 1906년 책봉식에 착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원유관’ 진본이 13년 만에 대중에 공개된다.

지난 2013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선보인 이후 처음 소개된 이 유물의 진본은 5월 3일까지 6일간 공개된다. 이후에는 재현품이 전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안동별궁, 시간의 겹’ 전시는 8월 29일까지, ‘더 하이브리드’는 7월 26일까지 이어진다.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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