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갑 출마' 하정우 사의 표명에 조선일보 "국민 속이는 것"
[아침신문 솎아보기] 중앙일보 "AI 국가 대계보다 선거 전략이 우선인가"
부산일보 "지선 최대 승부처 된 북갑, 정치 공학 아닌 지역 비전을" 당부
전은수 대변인도 출마 초읽기…세계일보 "청와대 근무는 선거 스펙용인가"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하자, 정부가 강조해 온 AI 전략을 정치 구호로 퇴색시키는 행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까지 보궐선거 출마를 예정하면서 청와대 근무가 선거 출마를 위한 경력 쌓기의 발판으로 활용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부산을 둘러싼 현 상황을 두고 부산일보는 정치적 셈법에 따라 후보가 움직이면서 선거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 “AI 국가 대계보다 선거 전략이 우선인가”
하정우 수석은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지난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전재수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갑에 하 수석을 전략 공천할 방침이다. 이르면 오는 29일 인재영입식을 열어 하 수석 출마를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 수석의 출마를 두고선 정부가 강조해 온 AI 전략이 정치 구호로 퇴색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선일보는 사설 <“작업 걸지 말라”더니 AI수석 출마, 국민 속이는 것>에서 “일을 시작한 지 3년도 아니고 10개월 만에 출마를 위해 하던 일을 중단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지금까지 대통령이 강조했던 'AI 강국론'도 미래 전략이 아닌 정치 구호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 <AI 국가 대계보다 선거 전략이 우선인가>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더해 무소속 한동훈 후보까지 출마할 예정이라 격전이 예상되는 곳에 하 수석이 가장 경쟁력과 상품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본 결과일 것”이라고 분석한 뒤 “민주당 선거전략가들은 혹여 AI수석이란 자리를 정치 입문을 위한 커리어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다. 적임자를 인선해 업무를 이어받게 하더라도, 집권 초 하 수석을 영입하면서 힘을 실어주던 때와 비교하면 대내외에 주는 AI 전략의 메시지 강도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만류성 발언과 당 지도부의 설득 사이에서 입장 표명을 미루다 결국 출마를 결정하면서, 이 과정이 정치 신인인 하 수석을 알리기 위한 '띄우기'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선일보는 “일련의 과정들이 정치 신인인 하정우를 빨리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화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하 수석도 그동안 청와대 일 때문에 보궐선거 출마가 어렵다는 식으로 말하면서도 거의 매일 언론 인터뷰에 나와 출마 가능성을 함께 열어뒀다. 하 수석은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서는 일찌감치 정치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모두가 유권자들을 우롱하고 속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 대표는 설득하고 대통령은 만류하고 자신은 고민 끝에 결단했다는 식의 '띄우기'는 AI 전문가라는 포장과 맞지 않는 구태”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하 수석의 행보를 두고 “이 대통령이 '작업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한 이후에도 '아침저녁으로 생각이 달라진다'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노출하며 한 달 가까이 시간을 보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기업인 출신인 하 수석은 정치 경험이 전무하고 그의 당락으로 민주당의 국회 다수당 지위가 바뀌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국정의 책임을 나눠 지고 있는 여당이 AI 국가 전략보다 당장의 선거를 위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역시 사설 <하정우 사의, 선거에 휘둘리는 'AI 3대 강국'>에서 “정 대표의 강한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양보를 한 것인지, 아니면 하 수석의 출마 의지가 강했던 탓인지 모를 일이나 눈앞의 선거보다는 국가대계를 더 생각했어야 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청와대가 지난해 6월 조직 신설과 함께 네이버의 인공지능 선행기술을 총괄했던 하 수석을 전격 영입하면서 소버린AI를 제안하고 AI 선순환 성장 전략을 강조해 온 민간 전문가로 한껏 띄웠던 점에 비춰 봐서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하루빨리 적정 인사로 빈 자리를 메워 공백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일보 “정치 공학 아닌 지역 비전을” 당부
부산 지역구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두고, 부산일보는 정치적 셈법에 따라 후보가 움직이면서 선거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전재수 의원 사퇴 시점을 둘러싸고 보선을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키웠다가 4월30일 이전 사퇴로 정리했다. 하 수석 역시 대통령의 만류성 발언과 당 지도부의 '러브콜' 사이에서 입장 표명을 미루며 혼선을 키웠다”며 “재보선 특성상 일정이 촉박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급작스레 출마를 결정하는 모습은 유권자의 숙고 시간을 제한한다. 결국 유권자의 선택권보다 당략이 앞선 정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부산 북갑 보궐선거 출마 결정을 두고도 “대구 출마설에서 방향을 틀어 부산 북구갑 출마를 택하며 주소지를 옮겼지만 과거 부산고검 근무 외에는 뚜렷한 연고가 부족해 유권자 혼란을 키운다”고 꼬집었다. 부산일보는 “더욱이 특정 후보의 출마를 둘러싸고 정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거나, 반대로 출마를 접어야 한다는 식의 논쟁이 벌어지는 모습은 유권자를 철저히 배제한 정치권의 민낯을 드러낸다”며 “선거는 유권자의 선택으로 완성되는 제도인데 정작 유권자는 배제된 채 정치 세력 간 이해득실만 앞세우는 양상”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일보는 “6·3 지방선거의 핵심인 부산시장 선거마저 북갑 보선 이슈에 가려지는 기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며 선거의 중심이 지역 발전이 아닌 정치공학으로 이동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뒤이어 후보들을 향해 “왜 부산 북갑이어야 하는지, 이 지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부터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은수 대변인도 출마 초읽기…세계일보 “청와대 근무는 선거 스펙용인가”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도 사의를 표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충남 아산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동아일보는 하 수석과 전 대변인의 출마를 함께 비판하며 “아무리 선거가 중요하다 해도 국정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은 보여야 한다”면서 “국가 정책의 중심을 잡아야 할 청와대 참모들이 그 자리를 선거 출마용 간판이나 경력 정도로 가볍게 취급해서는 어떤 선택도 존중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도 두 사람의 출마를 두고 “청와대가 '총선 캠프' '정치 스펙용'이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청와대의 인력 운용이 선거라는 이벤트에 좌지우지되는 관행부터 타파해야 한다”며 “하 수석 등의 행보는 청와대 근무를 선거 출마용 경력을 쌓는 징검다리로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을 보좌해 국익과 민생을 챙기는 곳이지 선거용 명함에 근무 경력을 적기 위한 '출마 대기실'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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