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 호텔 예약, LA서 기차로 이동… 법정서 밝혀진 ‘치밀한 워싱턴 총격’ 계획
대통령 암살 혐의로 법정 출석
대통령과 행정부 최고위 인사 다수가 모인 백악관출입기자협회 연례 만찬을 겨냥해 총격 사건을 벌인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이 27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혐의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섰다.

연방검찰은 27일 앨런을 대통령 암살 시도, 중범죄 목적 주간 총기 운반, 폭력 범죄 도중 총기 발사 등 3개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파란색 수감복 차림으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한 앨런은 매튜 샤보 치안판사가 “절차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만한 사유가 있느냐” 심문하자 “아니요, 재판장님”이라고 짧게 답하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검찰은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용의자 구속 수감을 요청했다. 구금과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다음 심리는 오는 30일 열린다. 전문가들은 범행 동기, 사전 동선, 범죄 선언문 내용까지 두루 갖춘 사건이라 보석이 허가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예측했다.
법정에서 검찰 측 진술을 맡은 조슬린 발렌타인 검사는 앨런이 12게이지 펌프 액션 산탄총과 권총, 칼 두 자루를 소지한 채 “고위 각료를 최대한 많이 살해할 목적”으로 워싱턴DC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앨런이 소지했던 무기는 모두 합법적으로 구매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산탄총은 2025년 8월 캘리포니아 한 판매점에서, 록아일랜드 아머리 1911 .38구경 권총은 2023년 10월 다른 판매점에서 산 것으로 확인됐다.
기소를 총괄한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법정 절차 이후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라며 “피고인은 자기 의도를 분명히 했고, 그 의도는 가능한 한 많은 고위 각료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고 했다. 피로 검사장은 “수사가 진전되면서 추가 기소가 더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검찰이 사전 모의와 가담자 여부, 무기 조달 경로 등을 두고 칼을 더 깊이 들이댈 수 있다는 신호다. 다만 당초 기소 항목에 들어갔던 연방 공무원 폭행 혐의는 정식 기소 단계에서 빠졌다. 혐의 구성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법정에서 함께 공개된 FBI 진술서에는 앨런이 사전에 치밀하게 동선을 짠 정황이 분 단위로 담겼다. 앨런은 범행 19일 전이었던 4월 6일 워싱턴 힐튼 호텔에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객실 하나를 예약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자택에서는 행사 나흘 전이었던 4월 21일 기차로 출발해 이틀 뒤 시카고에 도착했다. 시카고를 떠나 워싱턴DC에 진입한 시점은 행사 하루 전이었던 4월 24일 오후 1시쯤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3월 트루스소셜에 만찬 참석 의사를 공개한 점을 들어 앨런이 대통령 등장을 사전에 인지하고 일정을 짰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를 포함해 대통령 임기 중 이번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 처음 직접 참석했다.
범행 당일인 4월 25일 호텔 폐쇄회로TV에는 오후 8시 30분 무렵 검은 옷 차림 앨런이 10층 객실을 나와 산탄총과 권총, 칼을 검은 가방에 담은 채 내려가는 장면이 담겼다. 앨런은 호텔 내부 계단으로 보안 검색대를 우회한 뒤 만찬장으로 이어지는 레드카펫 입구에 다다랐다.
영상을 보면 8시 34분 무렵에 첫 총성이 울렸고, 이후 앨런이 산탄총을 든 채 금속 탐지기를 향해 돌진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법 집행 인력이 다섯 발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장 발사 총탄은 모두 5∼8발로 파악된다. 다만 비밀경호국 요원을 맞힌 총알이 앨런이 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하려고 한다. 아직 확인 중”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진술서에 따르면 앨런 본인은 “총상을 입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앨런은 범행 직전, 오후 8시 40분에 맞춰 가족과 옛 고용주에게 이메일을 예약 전송했다. 첨부 문서 제목은 ‘사과와 설명(Apology and Explanation)’이었다. 본문에는 “오늘 많은 분들에게 놀라움을 드렸을 것이다. 신뢰를 저버린 점 사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FBI는 전했다. 서명란에는 자신을 ‘콜드페이스, 친절한 연방 암살자 콜 앨런’이라 칭했다. 대중에 공개된 자필 성명문에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를 표적으로 삼겠다는 의사도 담겼다.
수사 당국은 앨런이 체포 이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FBI는 호텔 객실과 캘리포니아 토런스 자택에서 자필 문서를 추가로 확보해 조사 중이다. 다만 확보한 문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이번 진술서 공개 범위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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