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의료사고로 떠나보냈습니다” 반려견 사건 SNS에 올린 보호자…수의사 ‘허위사실’ 소송 결말은 [세상&]

안세연 2026. 4. 2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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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허위사실 적었다” 민형사 소송전
형사 고소 건, 檢 보호자 명예훼손 무혐의
민사소송서도 1·2심 수의사 패소…확정
보호자 A씨가 의료사고로 강아지가 사망했다며 SNS에 올린 게시물.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지난 2023년 8월 대전의 한 동물병원. 이곳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은 생후 6개월 푸들이 사망했다.

보호자는 사건을 공론화했다. 커뮤니티에 “의료사고로 아이를 떠나보냈다”는 글을 작성했다. 그러자 수의사는 “허위사실을 적었다”며 보호자 A씨를 고소했다. 3000만원대 손해배상도 제기했다. 법원 판단은 어땠을까.

보호자 “의료사고로 아이 떠나보냈다”
보호자 A씨가 의료사고로 강아지가 사망했다며 SNS에 올린 게시물. [SNS 캡처]

당시 A씨는 “공익을 위해 글을 쓴다”며 “수의사가 중성화 수술을 하기전 필수로 해야하는 피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수술 후 아이의 입안에서 피가 보였는데도 수의사가 생명에 지장이 없을 거라며 귀가시켰다”며 “퇴원 후 집에 온 지 2시간 만에 아이를 떠나보냈다”고 했다.

수의사는 해당 글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수의사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보호자가 수술 전 금식을 제대로 못 시켜서 강아지가 사망한 것”이라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이유 불문 장례를 치러줬으나 보호자가 갑자기 돈을 요구했다”며 “거절했더니 근거도 없이 의료사고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의사는 지난 2023년 8월,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지난 2024년 4월에는 A씨를 상대로 “약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수의사는 “A씨가 허위사실을 전파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정신적 고통뿐 아니라 수술 건수가 급격히 줄어 재산 손해도 입었다”고 주장했다.

보호자, 명예훼손 무혐의 처분

형사 고소에 대해선 무혐의가 나왔다.

대전지검은 지난 2023년 10월, A씨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글의 세부적인 부분이 진실과 약간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볼 때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고 볼 수 없다”며 “내용 역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수의사가 불복해 항고했지만 기각됐다.

민사재판 1·2심도 보호자 승소, 수의사 패소

수의사는 A씨를 상대로 낸 민사 소송에서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의사의 패소가 확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1심을 맡은 당시 대전지법 민사 11단독 이종광 판사는 지난해 2월, 수의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당시 1심은 “법원의 증거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가 올린 글이 세부적으로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을지라도 주요 내용은 사실과 부합한다”며 “불법행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했다.

수의사가 항소했지만 최근 나온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을 맡은 대전지법 1-3민사부(부장 김정곤)도 지난달 25일 1심과 같이 수의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 비용도 수의사가 내도록 했다.

2심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이 사건이 의료사고인지 아닌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2심은 “보호자가 금식을 제대로 못 시켰다 하더라도, 6개월 된 어린 강아지는 이물질을 삼킬 가능성이 크다”며 “수의사는 보호자의 말만 믿을 게 아니라 적절한 사전 검사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호자가 ‘의료사고’라는 다소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당시 반려견이 마취 전 구토를 3번 시도했는데도 수의사는 보호자에게 금식 여부에 관해서만 물어봤을 뿐 별다른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수술 후 반려견에게 출혈이 발견됐는데도 수의사는 다른 병원에 급히 갈 상황이 아니라고 말한 점 등을 두루 고려했을 때 수의사가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는 반려견의 보호자로서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을 알렸다”며 “공익을 위해 글을 게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씨가 위로금을 요구했다가 받지 못하자 해당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다르게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며 “허위사실을 적시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판결은 지난 17일에 확정됐다. 수의사가 2심 판결에 대해 불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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