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공관절 수술, 무릎은 대중화‧고관절은 ‘지금부터’인 이유

윤성철 2026. 4. 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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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절삭’ vs. ‘입체 삽입’이 가르는 차이…부민병원그룹, 고관절 로봇 수술 임상 본격화

인공관절 수술 시장에 '로봇'의 바람이 거세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이미 로봇 보조 수술이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서 대중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같은 인공관절임에도 고관절(엉덩이 관절) 수술 분야에서 로봇의 도입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무릎은 흔한데, 고관절은 왜 이제야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걸까?

기술 장벽과 환자군 규모…'고관절' 로봇 수술이 이제야 궤도에 오른 이유

세계 시장 흐름을 보면 무릎 로봇 수술이 대중화를 주도하고 고관절이 그 뒤를 쫓는 형국이다. 2024년 미국 기준, 무릎 로봇 수술 비중은 16.1%에 달하지만 고관절은 6%대에 머물고 있다(미국 AJRR 2025 보고서). 국내 역시 인공관절 수술 병원 5곳 중 1곳 정도가 로봇을 도입했으나 대부분 무릎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격차는 우선 환자 규모에서 기인한다. 좌식 생활권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가 고관절 환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수요가 많다 보니 기술 개발과 임상 연구 역시 무릎 분야에서 먼저 활성화된 측면이 크다.

기술적 난이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고관절은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한 '구상(球狀, 공 모양) 관절'로, 수술 범위가 깊고 좁다. CT 데이터를 실제 환자의 뼈 위치와 일치시키는 '정합(Registration)' 과정부터, 인공관절 컵을 골반뼈에 두드려 고정할 때 발생하는 충격을 로봇 센서가 견뎌내야 한다. 무릎보다 훨씬 정밀하고 견고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무릎은 '정확하게 깎고', 고관절은 '정확하게 넣고'

두 수술은 로봇이 기여하는 물리적 역할부터가 판이하다. 무릎 수술의 핵심은 대퇴골과 경골을 계획된 각도에 맞춰 얼마나 정확하게 '절삭(Cutting)'하느냐에 달려있다. 하체의 다리 축을 일직선으로 맞추고 인대 균형을 잡는 것이 수술의 성패를 가른다. 로봇은 의사가 계획된 범위를 벗어나 뼈를 깎지 않도록 정교하게 가이드한다.

반면 고관절 수술은 '삽입(Inserting)'의 미학이다. 비구(髀臼, 넓적다리 대퇴골두를 끼우는 절구 모양 구멍)를 어느 깊이에, 어떤 각도로 넣느냐에 따라 수술 후 탈구(脫臼) 위험과 보행의 안정성이 결정된다. 1mm의 오차나 1도의 각도 차이만으로도 인공관절끼리 충돌하거나 다리 길이가 달라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국산 '큐비스 조인트 THA'를 이용한 고관절 로봇수술. 사진=서울부민병원

서울부민병원 하용찬 학술연구처장은 "무릎 로봇 수술이 정교한 절삭을 통한 하지 축 정렬에 집중한다면, 고관절은 비구컵의 3차원적 위치와 각도, 그리고 다리 길이와 오프셋(Femoral Offset, 골반 중심 회전축과 대퇴골 장축 사이 떨어진 거리)의 완벽한 복원이 주된 목표"라고 설명했다.

국산 로봇 '큐비스-조인트', 전국 임상 본격화돌입

그동안 고관절 로봇 시장은 외산 장비가 독점해왔으나, 최근 국산 로봇의 활약으로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의료로봇 전문기업 큐렉소의 '큐비스-조인트 THA'(CUVIS-joint THA)가 지난해 10월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으며 국내 기술을 활용한 고관절 수술이 가능해졌다.

CUVIS joint 인공관절 수술로봇(왼쪽)은 고관절 수술 툴(tool)을 장착(오른쪽)하면 인공고관절 치환술(THA)도 가능하다. 사진=큐렉소

특히 서울부민병원에 이어 최근 해운대부민병원에서도 국산 로봇을 활용한 '고관절 전치환술'(THA)을 성공하면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환자들까지 지역 내에서 첨단 로봇 수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지역 의료 질 향상과 더불어 고관절 로봇 수술의 저변을 넓히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환자가 알아야 할 선택 기준…"로봇은 도구, 의사가 주체"

로봇 수술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문제는 비용이다. 일반적으로 로봇 수술도 의료보험이 적용되지만, 소모품 비용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쪽 무릎 기준 약 150만~200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병원마다 조금씩 다르다. 고관절 역시 병원과 장비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지만 비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술의 적합성이다. 뼈의 변형이 심하거나 과거 골절로 인해 해부학적 기준점이 불분명한 환자,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 등은 로봇의 정밀한 계획 기능이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로봇 장비의 이름보다 '누가, 어떻게 쓰느냐'를 먼저 보라고 조언한다. 하 처장은 "무릎 수술 경험이 많다고 해서 고관절 로봇 수술까지 곧바로 능숙하게 할 수는 없다"며 "두 수술은 생체역학 자체가 다르므로 별도의 숙련 과정과 팀 프로토콜을 갖춘 전문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결국 로봇은 집도의가 세운 완벽한 계획을 일관되게 구현해주는 강력한 '보조 수단'. 좋은 의사가 로봇을 제대로 쓸 때, 비로소 환자의 수술 만족도가 더 커진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로봇으로 수술하면 회복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A. 로봇수술이라고 회복이 무조건 빠른 것은 아니다. 회복 속도는 나이, 근력, 뼈 상태, 재활 참여도에 따라 달라진다.

Q. 고관절 수술하면 다리 길이 차이가 없어지나요?

A. 수술 전 3D 계획과 수술 중 실시간 위치 확인으로 다리 길이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실제 결과는 환자의 골반 상태, 척추-골반 연동 움직임, 집도의 판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Q. 무릎 로봇수술을 많이 한 의사가 고관절 로봇수술도 잘하나요?

A. 그렇게 보기 어렵다. 무릎과 고관절은 해부학 구조와 생체역학이 달라 별도의 러닝커브(learning curve)와 팀 단위 훈련이 필요하다.

Q. 병원에서 꼭 물어봐야 할 질문은 무엇인가요?

A. "로봇 있나요?"보다 "제게 왜 로봇수술이 필요한가요?", "집도의의 고관절 로봇수술 경험은 얼마나 되나요?", "비구컵 각도와 다리 길이는 어떻게 계획하나요?", "추가 비용은 어떤가요?"를 묻는 것이 더 실질적이다.

도움말: 하용찬 서울부민병원 학술연구처장(정형외과). 경상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중앙대병원 교수를 거쳐 서울부민병원 제5대 병원장을 지냈다.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 아시아고관절관절경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관절 분야 권위자로, 2027년부턴 국제골순환학회(ARCO) 회장직도 맡게 된다.

하용찬 학술연구처장. 사진=서울부민병원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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