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자녀 vs 이혼한 부친…재산분할 소송의 결말
[상속 비밀노트]

사업가 A씨는 B씨와 2002년 5월 20일 혼인했으나 2020년 8월 11일 협의이혼을 했다. A씨의 사업이 실패해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얻은 자녀 C씨와 D씨를 슬하에 둔 아내 B씨와 다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고 있던 B씨는 2022년 1월 6일 사망했고, 아파트 2채를 자녀들에게 상속재산으로 남겼다. B씨가 사망하자 A씨는 곧바로 C씨와 D씨를 상대로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남긴 아파트를 재산분할로 나누어 달라는 취지였다.
이혼 후 2년 내라면 재산분할청구 가능
A씨는 B씨와 이혼했기 때문에 배우자가 아닌 만큼 상속권이 없다. 그래서 A씨는 재산분할청구를 한 것이다. 재산분할청구는 반드시 이혼과 동시에 제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이 사건처럼 이혼을 먼저 하고 난 후에도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

다만 이혼 후 2년이라는 제척기간 내에 재산분할청구를 해야만 한다. 이 사건에서 A씨는 이혼한 때로부터 2년이 지나기 전에 재산분할청구를 했기 때문에 제척기간은 문제되지 않는다. 문제는 배우자였던 B씨가 이미 사망해 B씨를 상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상속인인 C씨와 D씨를 상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것은 재산분할의무도 상속되는지에 관한 문제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원래 그 권리를 가진 주체만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그 이유는 재산분할청구는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의 청산이라는 성격뿐 아니라 이혼 후의 부양이라는 성격과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라는 성격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산분할청구의 핵심은 혼인 중 형성한 재산에 대한 청산이라는 점에서 그 본질은 역시 재산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재산분할청구권은 일반적인 재산권과 마찬가지로 상속성을 인정해야 하고 재산분할의무의 상속성 역시 인정해야 한다. 대법원도 이 사건에서 재산분할의무의 상속성을 인정했다.
재산분할의무도 상속된다
원래는 B씨가 재산분할의무를 부담했지만, B씨가 사망해 그 재산분할의무가 C씨와 D씨에게 상속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A씨는 B씨의 사망 이후에는 상속인인 C씨와 D씨를 상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대법원 2026년 1월 15일 판결).
절차적으로는 C씨와 D씨가 먼저 B씨의 아파트를 상속받은 후 법원이 정해주는 A씨의 부부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A씨에게 재산을 분할해주게 될 것이다. 상속세와 관련해서는 상속재산에서 A씨에게 재산분할로 지급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만 상속세를 납부하면 된다.
만약 이미 전체 재산에 대해 상속세를 납부했다면 세무서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은 증여도 아니고 상속도 아니므로, A씨는 C씨와 D씨로부터 받은 재산에 대해 증여세나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는다.
김상훈 법무법인 트리니티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