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결단’ 구광모 ‘뚝심’…삼성·LG 전장, 그룹 중심에 안착

이광영 기자 2026. 4.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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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전장 사업 육성 노력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 그룹의 핵심 수익원 안착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과 구 회장은 각각 과감한 인수합병(M&A) 결단과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라는 차별화된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에 과거 가전과 스마트폰 중심이던 양사의 사업은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전장 사업이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 각사

'M&A 승부사' 이재용, 하만 인수로 전장 영토 확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6년 당시 국내 기업 해외 M&A 사상 최대인 9조4000억원을 투입해 하만을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전장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직접 하만 경영진을 만나 계약을 마무리하는 등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삼성 전장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인수 초기 실적 부진으로 우려를 샀던 하만은 2025년 매출 15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지위를 확고히 굳힌 성과다.

하만이 2025년 12월 독일 ZF사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를 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한 것 역시 이 회장의 초격차 의지를 반영한다.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해 하만을 종합 전장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석이다.

하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통신, 디스플레이 역량을 결합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5G 기술을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카 기능을 구현해 안정적인 하드웨어 공급 기반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헝가리에 약 230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R&D 센터 및 하만의 전장 생산기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직접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접촉하며 하만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 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하만은 모기업 삼성전자의 전폭적 지원 속 끊임없는 미래 투자를 통해 초일류 전장·오디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사업지원실 산하에 M&A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하만 인수를 주도했던 인사를 전면에 배치했다. 전장뿐만 아니라 로봇, 메디테크 등 신성장 분야에서 추가적인 대형 M&A를 지속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구광모 '원팀' 전략 순항…LG, 부품사 넘어 플랫폼 파트너 도약

구광모 LG 회장은 2018년 ㈜LG 대표 취임 이후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는 결단을 내리고 전장을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했다. 단기 실적보다 기술 경쟁력을 먼저 쌓는 뚝심 경영을 통해 전 계열사에 걸친 전장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구 회장은 계열사들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원LG' 전략을 확립했다.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올레드(OLED), 자율주행 센서, 배터리를 유기적으로 묶어 완성차 업체에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는 구조다.

이런 체질 개선은 2025년 그룹 주요 계열사의 B2B 매출 비중이 67%(전년 대비 4%포인트 상승)를 돌파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룹 매출의 3분의 2가 B2B에서 창출되며 사업 중심축이 미래 모빌리티로 빠르게 옮겨간 것이다.

LG전자 VS사업본부의 수주 잔고는 100조원 규모를 꾸준히 유지하며 그룹의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는 향후 전장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생태계 내 핵심 파트너 입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전장 사업은 안정적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올해 매출이 1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생활가전에 이은 새로운 캐시카우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각각 차량용 OLED 세계 1위와 자율주행 센싱 부품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10곳을 고객사로 두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제공하는 구조를 갖췄다.

2025년 12월 LG에너지솔루션과 메르세데스-벤츠의 2조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은 구 회장이 추진해온 원LG 전략의 최대 성과 중 하나다. LG이노텍 역시 20일 최첨단 와이파이(WiFi)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와이파이7 통신 모듈'을 독일 전장부품 고객이 생산하는 AVN에 내장된 형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최종 공급하기로 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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