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연 13%’…생애주기 맞춤 TDF로 노후 설계 해볼까?

젊을 때는 위험을 감수하고 수익을 노리다가,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자산을 보다 안전하게 옮기는 것은 투자의 정석이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고 가족을 꾸리고 생활을 이어가며 적기에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거액 자산가가 아닌 이상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생애주기펀드’(TDF·티디에프)에 관심이 쏠린다. 은퇴 시점 등 생애주기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펀드로, 최근 퇴직연금 자금을 중심으로 빠르게 규모가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티디에프 순자산은 25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1조4천억원 수준이던 시장이 8년 만에 18배 넘게 커진 것이다. 티디에프는 2016년 처음 도입된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2021년 말 10조원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2024년 말 16조5천억원으로 늘었고, 이후 1년 사이에만 9조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현재 출시된 상품은 199개에 이른다.
티디에프는 연령과 은퇴 시점을 고려해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펀드다. 투자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가,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점차 늘린다. 이 때문에 상품명에는 2025, 2030, 2035 등 투자자의 목표 시점이 5년 단위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1980년생이 65살을 은퇴 시점으로 잡으면 ‘티디에프2045’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금감원은 제도 취지에 맞는 운용을 유도하기 위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상품에 ‘적격 티디에프’ 자격을 부여한다. 투자목표 시점 이전에는 안전자산 비중을 20% 이상, 이후에는 60% 이상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다. 현재 출시된 티디에프의 98%(195개)가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적격으로 인정되면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70%)가 적용되지 않아, 적립금 전액을 티디에프에 투자할 수 있다. 상품명에도 ‘적격’이 붙는다.

수익률은 어떨까. 지난해 티디에프의 연간 수익률은 13.7%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6.5%)의 두 배 수준이고, 원리금 보장 상품 중심으로 운용되는 디폴트 옵션 수익률(3.7%)의 네 배에 가깝다. 이전 수익률을 봐도 이런 흐름이 확인된다. 실제 2024년 티디에프 수익률은 13.8%로,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4.8%)과 디폴트 옵션 수익률(4.1%)을 크게 웃돌았다. 티디에프의 수익률 성과가 지난해 증시 호황에 따른 예외적 결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아울러 투자목표 시점이 멀수록 수익률도 높게 나타났다. 목표 시점이 먼 상품일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목표 시점이 2030년인 티디에프의 연간 수익률은 11.9%였지만, 2045·2050·2055년 상품은 각각 15.8%, 16.1%, 15.3%를 기록했다.
투자목표 시점이 같아도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동일한 투자목표 시점을 설정한 상품 간 수익률 격차는 최소 7.7%포인트에서 최대 24.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특히 2055년 상품의 최대 수익률은 31.6%였지만, 최저 수익률은 7.1%에 그쳤다.
투자설명서를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투자자는 상품 투자설명서의 ‘투자전략, 위험관리 및 수익구조’ 항목에서 운용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금감원은 이달 1일부터 투자자가 운용 전략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도표와 그래프를 제시하도록 하고, 투자목표 시점을 기준으로 5년 단위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목표 비중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했다. 또 적격 여부도 함께 기재하도록 했다.
더 살펴봐야 할 내용은 국가별 투자 비중이다. 투자처가 특정 국가에 쏠릴 경우 시장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이다. 2025년 기준 평균 43%가 미국에 투자되고 있으며, 일부 티디에프는 미국 투자 비중이 80%에 이른다. 특히 국외 비중이 높을 경우 환율 변동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다. 반면 국내 투자 비중은 평균 4.4%에 그치고, 비중이 가장 높은 상품도 35.4% 수준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개인별 투자 성향에 따른 나라별 투자 배분을 선택해야 한다.
자산운용사가 수익률의 일부를 떼어가는 보수 수준도 비교해봐야 한다.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상품별 수익률과 자산 구성, 보수 등은 각 금융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투자 종목까지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운용하는 통합연금포털에서 회사별 티디에프 상품을 한 곳에서 쉽게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티디에프가 노후대비 투자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격 인정기준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등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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