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만 골랐는데…13만명 추적, 뇌 기능 차이는 ‘카페인’이었다
디카페인은 같은 수준의 연관성 확인되지 않아
수면 흔들리면 역효과…개인 반응이 기준이다
카페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고를지, 평소 마시던 커피를 고를지 고민하는 일이 잦아졌다. 카페인이 수면 뿐만 아니라 치매 위험과 인지기능 저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만명·43년 추적…차이는 ‘카페인 커피’에서 나왔다
이번 분석은 미국 간호사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와 보건전문가추적연구(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연구 대상은 13만1821명, 추적 기간은 최장 43년에 달했다. 이 기간 확인된 치매 사례는 1만1033건이었다.
분석 결과 카페인 커피 섭취가 많은 집단은 적게 마시거나 거의 마시지 않는 집단보다 치매 위험이 18% 낮았다. 발생률로 보면 10만인년당 330건에서 141건으로 낮아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주관적 인지 저하를 호소한 비율도 차이를 보였다. 카페인 커피 섭취가 많은 집단은 7.8%, 낮은 집단은 9.5%였다. 연구진은 카페인 커피 섭취가 높은 쪽에서 인지기능 관련 지표가 더 우호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디카페인은 왜 달랐나
카페인은 뇌에서 졸림 신호와 관련된 아데노신 수용체 작용을 막아 각성과 집중에 영향을 준다. 이 과정이 장기적으로 뇌 기능 지표와 연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론 커피 속에는 항산화 성분, 폴리페놀 등 여러 물질이 함께 들어 있다. 결과를 카페인 하나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디카페인 커피는 치매 위험 감소나 인지기능 개선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커피를 마셨느냐’보다 ‘카페인이 들어 있었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2~3잔에서 가장 ‘뚜렷’…많이 마실수록 좋은 건 아니다
눈에 띄는 지점은 섭취량이다. 하루 2~3잔 안팎에서 효과가 가장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카페인 섭취가 많아질수록 효과가 계속 커지는 구조는 아니었다.
이 때문에 이번 결과를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커피가 직접 치매를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운동, 식습관, 수면, 교육 수준, 건강 상태 같은 다른 생활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카페인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한 잔만 마셔도 잠이 얕아지는 사람이 있고, 오후에 마셔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낮 동안 집중에는 도움이 되지만 밤잠을 해치지 않는 선이 개인에게 맞는 커피의 양이다.
국내 대학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카페인은 적정량에서는 각성과 집중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수면을 방해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인지 기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커피 섭취량은 연구 속 평균값보다 개인의 수면 반응을 기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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