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용돈도 과세 대상?" 국세청이 증여로 보는 15가지

정주원 기자 2026. 4. 28.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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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대출·보험까지, 일상 속 돈 거래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국세청이 증여로 판단하는 기준과 15가지 사례와 절세 전략을 정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먼센스] 부동산 가격 급등, 대출 규제 강화, 청년 고용 불안이 겹치며 부모 세대의 자금 지원을 받는 자녀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일한 금액이라도 증여 방식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지 않을 수도, 수천만 원대에 이를 수도 있다. 증여의 범위와 기준을 살펴봤다. 

'엄마가 사준 하이닉스 3,000만 원 주식이 9억이 됐다' 

그래도 과세되지 않는 이유

최근 한 어머니의 '주식 증여'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한 어머니가 자녀 명의로 3,000만 원 상당의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했는데 현재 평가액이 약 9억 원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사연이 알려진 뒤 "부럽다", "나도 그때 사둘 걸", "저 정도면 세금이 만만치 않을 텐데"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그렇다면 이 사연자에게 증여세가 부과될까. 아니다.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하고, 그 자금으로 주식을 매수해 수억 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 이는 과세 대상이 아니다. 세법에 따르면 '증여 시점의 현금'만을 과세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증여한 현금 3,000만 원에 대한 증여세 역시 매수 당시 자녀가 성인(공제 한도 5,000만 원)이었다면 납부할 세액이 없으며, 미성년(공제 한도 2,000만 원)이었다면 한도를 초과한 1,000만 원에 대해서만 신고 의무가 있다.  

지난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 부부가 딸에게 전세자금 6억 5,000만 원을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꼼수 증여'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자는 4억 7,000만 원을 연 2.55%의 이자율로 딸에게 빌려줬고, 배우자는 무이자 대여 허용 한도(약 2억 1,700만 원) 이내인 1억 8,000만 원을 딸에게 빌려줬다.

세법은 법정 이자율(연 4.6%)에 못 미치는 금리로 가족에게 자금을 빌려줄 경우, 법정 이자율과 빌려준 금리의 차액을 사실상의 증여로 간주한다. 다만 해당 이자 차액이 연 1,000만 원을 초과할 때 증여세가 부과된다. 김 후보자의 경우 차액이 963만 5,000원으로 과세 문턱을 비껴갔다. 이자율이 0.1%포인트 낮았다면 과세 대상에 포함됐을 것이다. 

두 사례는 현행 세법이 정한 비과세 요건과 과세 기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편법이나 탈세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국세청은 어떤 기준으로 증여세를 부과할까? 그 기준을 명확히 이해하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절세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에 국세청이 증여로 간주하는 대표적인 유형 15가지를 정리했다.

용돈, 카드값, 대출 상환… 일상도 과세 대상이 된다

국세청이 증여로 간주하는 15가지

1. 차용증·이자·상환 기록 없는 가족 간 현금 거래
부모가 자녀에게 자금을 빌려줬다고 주장해도, 차용증과 공증, 법정이자(연 4.6%) 지급 내역, 원리금 상환 기록이 모두 갖춰져 있지 않으면 국세청은 해당 자금을 증여로 추정한다. 형식과 실질 측면에서 모두 대여로 인정받아야 원칙적으로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2. 이자 미지급 또는 상환 기록 누락
차용증이 존재해도 실제 이자를 납부하지 않거나 원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세청은 해당 거래를 증여로 간주한다. 법정이자율(연 4.6%)에 미달하는 이자를 지급한 경우에도, 법정이자율에 따른 이자와 차액이 연 1,000만 원을 넘어서면 증여세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3. 소득 있는 자녀에게 지급한 생활비
세법은 부양 의무 범위 내 생활비에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활동을 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생활비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할 경우,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금액은 증여로 본다.

4. 주기적인 고액 용돈
명절이나 생일에 오가는 용돈을 벗어나 정기적으로 고액이 송금되면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송금 주기가 일정하고 금액이 클수록 국세청이 증여로 판단할 여지가 커진다.

5. 미용·사치성 치료비 또는 경제력 있는 자녀의 치료비 대납
직계존속이 부담하는 치료비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성형수술과 같은 미용 목적의 의료비나 자력으로 충당할 수 있는 자녀의 의료비를 부모가 대신 부담할 경우에는 증여로 본다.

6. 혼수, 가전·가구는 비과세, 부동산·고가 차량은 증여
세법은 일상적인 혼수용품(가전·가구·예단 등)에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택 매입 자금이나 외제차처럼 고가 자산은 증여세를 부과한다. 

7. 부모 인맥으로 들어온 축의금으로 자녀가 자산을 취득한 경우
자녀에게 직접 전달된 축의금은 증여로 보지 않는다. 다만 부모의 인맥을 통해 들어온 축의금을 자녀가 주택 등 취득세 과세 대상 자산을 매입할 경우 증여로 추정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8. 조부모가 부담한 교육비
직계존속이 부담하는 교육비에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부모가 충분한 부양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조부모가 손주의 학비를 대신 납부할 경우, 이는 세대를 건너뛴 증여로 본다. 부모가 교육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 조부모의 교육비 지원이 비과세로 인정된다.

9. 부모가 상환한 자녀의 대출 원리금
자녀 명의의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 부모가 대신 갚아줄 경우, 해당 금액은 전액 증여에 해당한다. 계좌 이체 기록이 명확히 남는 만큼 증여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은 유형으로 꼽힌다.

10. 소득 있는 자녀의 부모 카드 사용
미성년 자녀가 부모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부양 의무 이행에 해당한다. 그러나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 자녀가 부모 카드로 일상 소비할 경우, 결제 금액이 증여로 간주될 수 있다.

11. 부모 명의의 보험계약자의 수익자가 자녀일 경우
부모가 보험료를 납입하고 자녀가 보험금을 수령할 경우, 보험금 전액은 수령 시점을 기준으로 증여재산에 포함된다. 자녀 본인이 계약자이자 수익자이고, 자녀의 자금으로 보험료를 납입하는 것이 원칙이다.

12. 부모 부동산을 담보로 한 자녀 명의 대출
부모의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자녀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담보 제공으로 인해 자녀가 얻는 경제적 이익이 증여로 산정된다. 법정이자율과 실제 대출이자율의 차액에 해당하는 이익이 연 1,000만 원을 초과하면 과세 대상이 된다.

13. 부모가 운용하는 자녀 명의 주식 계좌
자녀 명의로 주식을 매수해주는 것은 합법적인 절세 수단이나 부모가 자녀 계좌에서 매매를 반복하거나 운용을 주도할 경우 차명계좌로 간주된다. 추가 증여세가 부과되고 금융실명법 위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14. 출처가 불분명한 현금 거래
계좌 이체 기록 없이 현금으로 주고 받은 자금은 증여로 간주되는 주요 유형 중 하나다. 거래 당사자가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하면 현금으로 주고 받은 금액 전부가 증여로 추정된다. 현금 거래는 증빙을 확보하기 어려워 증여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유형으로 꼽힌다.

15. 시가보다 낮거나 높은 부동산 양도
가족 간 부동산 거래에서 시가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질 경우, 시가와 거래가의 차액은 증여로 간주된다. 시가의 30%와 3억 원 가운데 적은 금액을 초과하는 차액이 발생하면, 초과분이 증여 금액으로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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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서류보다 '계좌 흐름'을 본다

국세청이 증여로 판단하는 '기준' 4가지

국세청은 '증여'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국세청은 원칙적으로 가족 간 금전거래를 증여로 추정한다. 이를 대여로 인정받으려면 단순히 차용증이나 금전대차거래 관련 증서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3자와의 거래에 준하는 실질적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세인세무회계의 서민석 대표 세무사는 "이자가 지급돼야 한다. 세법은 가족 간 거래에도 연 4.6%를 기준 이자율로 적용한다. 다만 이자 차액이 연간 1,000만 원 이하라면 무이자 거래도 증여로 보지 않는다. 즉 원금 약 2억 1,700만 원까지는 무이자 차용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이어 "원금 상환 여부도 핵심이다. 차용의 본질은 상환에 있다. 서류상으로만 빌린 돈이고 실제로 상환한 흔적이 없다면 증여로 판단한다.  정기적으로 부모 계좌에 원금이 입금된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며, '일시 상환하겠다'는 식의 장기 미상환은 증여로 재분류될 수 있다"고 전했다. 

차용인의 상환 능력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국세청은 차용인에게 상환 능력이 없다면 갚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연 소득 2,000만 원인 자녀가 부모에게 3억 원을 빌린 경우, 실질적으로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증여로 간주할 수 있다. 차용 금액은 자녀의 소득과 자산 수준에서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금액은 증여로 본다.

마지막으로 거래 증빙의 명확성을 따진다. 차용증 같은 서류보다 계좌에 남은 실제 거래 기록을 더 신뢰한다. 서류는 뒤늦게 작성할 수 있지만 돈을 주고 받은 흔적은 조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금 거래는 증빙이 불가능해 증여로 추정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계좌이체로 진행해 날짜·금액·수취인 기록을 확보해야 한다. 이자를 받았다면 부모가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신고해야 대여의 증빙이 완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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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의 핵심은 분할과 기록, 그리고 신고

놓치기 쉬운 실수·신고 시 주의사항

같은 증여라도 절세 팁을 활용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서민석 세인세무회계 대표 세무사는 "증여세 공제 한도는 10년 단위로 갱신된다. 따라서 10년 주기에 맞춰 분할 증여하고 신고하면 공제 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민석 세무사는 공제 한도를 늘리는 방법으로 가족 분산 증여를 꼽았다. 그는  "배우자·자녀·며느리·사위·손주로 나누면 공제 한도를 늘릴 수 있다"며 "다만 직계존속에게 증여재산 공제는 합산된다. 예컨대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받은 각각 5,000만 원이 공제되는 것이 아니라, 두 금액을 합산해 5,000만 원까지 공제된다"고 설명했다.

서 세무사는 "혼인·출산 추가공제도 챙겨야 한다"라며 "결혼이나 출산 시 기본 공제에 1억 원이 추가로 비과세된다. 무이자 대여는 법정이자 4.6%를 기준으로 약 2억 1,700만 원까지 가능하다. 이 한도 내에서는 이자를 받지 않아도 증여로 보지 않는다. "고 전했다. 

증여세 신고 시에도 신고 기한을 살펴야 한다. 신고기한은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로 이 기한을 지켜야 가산세를 피할 수 있다.

이어 "동일인에게 받은 증여는 10년간 모두 합쳐 다시 계산되는 '10년 합산' 과세 원칙이 적용된다"라며 "핵심은 납부세액이 0원이어도 신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제 한도 이내라도 신고 이력이 남아야 10년 합산의 '시작점'이 법적으로 확보된다"고 덧붙였다.

정주원 기자 jungjuwon05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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