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재정당국 몫?"… 세제·대출만 있고 주택공급 논의 실종

김민호 2026. 4. 28.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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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동산 정책 초점
부동산세 강화·대출 규제 등
금융 정책에 몰린 한계
집값 잡더라도 기본 챙겨야
부동산 정책은 이제 재정당국의 업무 아닐까요?

이달 중순 수도권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한 공기업 관계자를 만난 자리. 사업 현황을 묻자 "국토교통부가 지침을 내려주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돌아왔다. 신규 사업과 관련한 유권해석이 필요한데도 국토부가 답변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들을 보면 대부분 세제·대출 중심"이라며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한발 물러선 모습"이라고 말했다.

공기업의 변명으로 치부할 일만은 아니다. 민간에서도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이 '실종됐다'는 박한 평가가 쏟아진다. 신축 공급난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지만, 단기 대책은 물론 중장기 로드맵도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서울 전세난이 대표적이다. 다주택자들이 임차 매물을 매매로 전환하면서 전월세 물량이 줄고, 그 여파로 전셋값이 치솟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이달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전세난을 인정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후속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국토부가 상업용 건물을 주택으로 개조해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공급 규모와 시기 모두 한계가 뚜렷해 시장 반응은 미미한 상황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연초 내놓은 1·29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확충을 약속했지만, 정작 추가 공급 물량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신규 주택 공급 역시 시장 기대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이달 9일 ‘서울 도심 우수 입지에 1,000호 공급’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부처 간 정책 협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기존에 예고했던 공급 발표마저 철회된 셈이다. 시장에선 추후 공급 물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도권 집값 잡기에만 치중한 결과, 가장 중요한 주택 공급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지적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정부 정책이 부동산세 강화와 대출 규제 등 규제 중심으로 기울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 역시 정책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국토부가 연초부터 인허가 절차 개선 등 주택 공급 관련 자료를 16건이나 배포했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울 ‘한 방’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교수는 "올해 결혼하는 부부가 전국에 24만 쌍, 서울에만 4만9,000쌍에 달해 신속한 주택 공급 시그널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정부 대책에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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