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송유관 사흘뒤 포화, 내부 폭발”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6. 4. 28.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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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협상 난항에 또 강경 발언
27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아바스 아라그치(왼족) 이란 외무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TASS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 흐르는 송유관이 있을 때 어떤 이유로든 선박이나 컨테이너에 (원유를) 실을 수 없어 라인이 막히면 그 관은 기계적 원인으로 내부에서 폭발하게 된다”면서 “(이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기까지 사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라인)이 폭발하면 어떤 경우에도 이전과 같은 상태로 다시는 재건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의 봉쇄로 이란의 석유 수출길이 막히고 저장 시설도 포화 상태에 달해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2차 종전 협상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트럼프가 이란 경제의 생명줄인 석유 산업을 언급하며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逆)봉쇄 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최근 “수일 내로 하르그섬의 (석유) 저장 시설이 가득 차게 되고 이란의 유전들이 가동 중단될 것”이라면서 “해상 무역 제한은 정권의 수익 생명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폭발’이라는 표현은 트럼프 특유의 과장된 화법일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3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이란을 오가는 선박을 차단하기 시작한 뒤에도 이란의 유전 시설은 계속 가동되고 있다. 유정(油井)은 가동을 중단하면 생산 재개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원유가 관 안에서 굳는 경우도 있어 수도꼭지처럼 열고 닫기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이란은 노후 유전이 많아 한번 생산을 멈추면 내부 구조가 손상돼 종전 생산량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에너지 컨설팅 업체 FGE 넥스턴트ECA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저장 능력은 총 1억2200만배럴 수준으로, 현재 사용 가능한 용량은 약 9000만배럴이다. 하루 원유 생산량을 350만배럴로 가정할 때, 이란 국내에서 소비되는 200만배럴을 제외하고 150만배럴씩 저장한다면 약 60일의 여유가 있다. 다만 저장 용량 추정치가 크게 엇갈리면서 포화 시점에 대한 전망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데이터 분석 업체 케이플러는 이란이 3000만배럴 수준의 저장 용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다음 달이면 저장 용량이 거의 차게 된다.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 하르그 섬에 위치한 하르그 석유 터미널의 전경. 이란의 원유 수출 기지이다./EPA 연합뉴스

이란은 미국이 먼저 백기를 들 것으로 예상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결국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내부에서도 원유 수출이 막히면서 연간 최대 120% 이상의 초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NYT는 “양국은 상대보다 더 오래 버티기를 바라며 합의 없는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한편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란이 해협을 우선 개방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핵 협상을 추후 이어가자는 제안을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우라늄 농축 문제는 종전 협상의 최대 쟁점이다. 다만 미국은 이란이 2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선뜻 제안에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협상단은 중재국 파키스탄을 떠나 러시아에 도착했다. 우방국을 중심으로 외교전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됐다. 협상단을 이끄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면담했다. 카젤 잘랄리 러시아 주재 이란 대사는 “현재 진행 중인 종전 협상과 휴전 상황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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