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작업 걸지 말라”더니 AI수석 출마, 국민 속이는 것

조선일보 2026. 4. 2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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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왼쪽) AI미래기획수석과 전은수 대변인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일정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부산 북갑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정청래 대표는 26일 하 수석을 만나 출마를 설득했고, 하 수석은 “집에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AI 3대 강국 도약’을 강조했고 청와대에 AI미래기획실을 신설해 네이버 출신인 하 수석을 임명했다. 하 수석도 “앞으로는 3년, 혹은 5년이 AI 골든타임”이라며 중장기 AI 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을 시작한 지 3년도 아니고 10개월 만에 출마를 위해 하던 일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지금까지 대통령이 강조했던 ‘AI 강국론’도 미래 전략이 아닌 정치 구호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AI 3대 강국’의 입법을 위해 국회에 정책 설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 목적이라면 애초에 민주당이 하 수석을 영입하고 AI 수석은 다른 인사에게 맡겼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하 수석 차출론이 나오자 지난 9일 공개 회의에서 “할 일도 많은데 누가 작업 들어 온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고 말했고, 하 수석도 “5월이나 6월에도 청와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하 수석 출마를 둘러싸고 당·청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하 수석이 출마를 결정하면서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정치 신인인 하정우를 빨리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화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 수석도 그동안 청와대 일 때문에 보궐선거 출마가 어렵다는 식으로 말하면서도 거의 매일 언론 인터뷰에 나와 출마 가능성을 함께 열어뒀다. 하 수석은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서는 일찌감치 정치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모두가 유권자들을 우롱하고 속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 출마는 정당과 개인의 선택 문제다. 그러나 당 대표는 설득하고 대통령은 만류하고 자신은 고민 끝에 결단했다는 식의 ‘띄우기’는 AI 전문가라는 포장과 맞지 않는 구태다. 특히 대통령의 언급이 이렇게 쉽게 뒤집히다간 결국 대통령 말의 신뢰 추락이라는 위험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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