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병원비로 써야죠”…고유가 지원금 창구 북새통
“당장 살길 막막” 신청일 아닌데도 방문…생활고 호소 잇따라
“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매며 버텨”…내달 18일부터 2차 지급

부족한 형편에 병원비, 공과금을 못 내 허덕이는 이들뿐 아니라, 당장 하루 먹고 살기가 힘들다며 신청 대상일이 아닌데도 접수 창구로 한달음에 달려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광주시 남구 월산5동 행정복지센터는 오전 9시부터 한시간 사이 40여명 주민들이 줄지어 서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 중에서도 출생년도 끝자리가 1·6인 주민들만 신청할 수 있었지만, 알지 못한 일반 주민들도 센터로 우르르 몰렸다.
신청자들은 “어디서 쓸 수 있는거냐”, “노령연금 받고 있는데 신청 대상이 되느냐”, “일반 주민도 오늘 신청할 수 있느냐”며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 얼굴에서는 팍팍한 삶과 더불어 ‘조금이라도 생활고를 덜 수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다.
접수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고유가로 인한 생활고를 호소했다. 두 달여 사이 크게 오른 기름값 부담뿐 아니라 식비, 생활비가 전반적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류모(65)씨는 “기름값이 오르며 식재료 등 물가가 전반적으로 올라 생활이 어려웠는데, 이렇게 지원금을 주니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주유비나 식비 등 생활비로 요긴하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구 계림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신청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센터에서 만난 주민은 “중동 전쟁 이후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주부 입장에서 체감 부담이 크다”며 “장보는 횟수를 기존 5번에서 1번으로 줄이고, 집에 있는 반찬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빨랫감을 모아 세탁기도 한번에 돌리는 등 지출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모(여·83)씨도 “연금으로 생활하다 보니 하루 3~4만원 병원비와 식비, 공과금 등을 감당하기 버거워 꼭 필요한 항목 위주로만 소비를 하고 있다”며 “지원금은 월세나 병원비 등 필수 지출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청 날짜가 아닌 것을 알면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이들도 있었다.
한경선(61)씨는 “원래 신청일은 목요일인데 집에 먹을 거라곤 물밖에 없어 미리 전화해 양해를 구하고 신청하러 왔다”며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전쟁 때문에 당장 숨도 못 쉴 지경이다. 지원금으로 반찬과 쌀 등을 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길례(여·71)씨도 “새벽마다 나가 병이나 깡통을 주워 생활비를 마련하는데 물가가 올라 더 힘들어졌다”며 “외국에서 난 전쟁에 우리 국민들도 피해가 큰 것 같다.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고 경제가 안정돼야 할텐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혼선도 빚어졌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이라는 명칭에도 일부 주유소에서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 조건에 포함되지 않아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었다.
사용 가능 여부를 알리는 표식도 손바닥(18×18㎝) 크기 만큼 작았고 지도 앱으로 일일이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인지 이날 오전 10시께 지원금 사용 제외 매장인 동구 아승주유소에서는 차창을 내리고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냐”고 묻더니, 허탈하게 돌아서는 차량이 잇따랐다. 주유소 직원들도 사용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이어져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광주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광주 지역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주유소(LPG 충전소 제외)는 전체 242곳 중 139곳(57.4%)에 불과하다.
한편, 1차 신청 기간은 다음달 8일 오후 6시까지로,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원하는 방식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1차 기간 내 신청하지 못한 대상자는 2차 지급 기간인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2차 지급은 1차 대상자를 포함해 국민 70%를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윤주은 기자 yun@kwangju.co.kr
/박준원 기자 jwpak2@kwangju.co.kr
Copyright © 광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