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구형’ 관행 깨고, 과거사 ‘재심 드라이브’…왜?
[앵커]
이 사안 한 발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나와 있습니다.
검찰이 직접 재심 개시 의견을 제시한 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김웅수 장군 사건, 어떤 내용입니까?
[답변]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당시에 그 쿠데타에 반대했던 고인께서 산하에 있던 그 장교들이 특히 그 5.16에 가담했던 장교들을 직위 해제하고 연금을 한 사실에 대해서 혁명재판소에서 반혁명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사안입니다.
당시 유족이 재심을 신청했는데 수사 기록은 폐기되었고, 판결문만 남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검찰은 신뢰성이 검증된 사료와 당시 언론 기사 등을 분석해서 당시 고인께서 수사 과정에서 영장 없이 125일간 장기간 구금되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최근에 서울고등법원에 재심 개시 의견을 제출했던 사안입니다.
[앵커]
앞서 말씀하셨지만, 유족 입장에서는 재심 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웠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그렇습니다.
사실 이미 확정된 형사 판결에 대해서 다시 재판을 받기 위해서는 특히 수사기관이 불법 행위를 이유로 재심을 개시하려면 그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확정판결에 준할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상 그러한 증명은 기본적으로 재심을 청구하는 당사자에게 부담시키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재판이 확정된 과거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기록이나 재판 기록이 폐기된 경우도 많고 또 자료가 일부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고령인 당사자나 유족이 그러한 자료를 수집해서 실질적으로 증거로 제출하는 데에는 굉장히 어려움이 있는 사안입니다.
[앵커]
검찰이 직접 과거사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답변]
그동안 검찰은 당사자나 유족이 신청한 재심 사건을 처리하면서 형사법의 기본 이념인 법적 안정성에 중시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위법 수사로 인해서 국민이 억울한 피해를 입은 경우에 이를 바로잡고 실질적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재심 제도의 또 다른 가치가 실질적으로 충족하지 못했다는 그런 반성이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검찰은 앞으로 재심 개시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기울일 예정입니까?
[답변]
방금 설명드린 것처럼 재심을 위한 증명 책임은 재심 청구인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 수사기관이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혹시나 공소시효가 도과했다든지 아니면 현시점에서는 기록이 더 이상 보존되지 않고 있던 그런 사정이 있기 때문에 재심을 청구하는 입장에서는 자료를 수집해서 제출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검찰에서는 이러한 점을 참작해서 국가기록원에 남아있는 판결문이나 구속영장 또는 기록 목록, 수사자료표 등을 확보하고 그 외에도 과거 사료나 기사 등도 확보 분석해서 재심 청구인의 주장을 교차 검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서 확정 판결이 없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의 주장에 실질적인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검찰이 객관적 법 집행 기관으로서 재심 개시 의견을 제시하도록 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본 사건 외에 검찰이 재심 개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한 사건들,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답변]
저희가 최근에 1964년 조총련 산하에 조선인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과거에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사안이 있습니다.
특히 과거 언론 기사에 보면 민간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보안사에서 간첩 용의자들을 검거했다는 발표했다는 내용도 확인했고, 그다음에 제출된 자료나 이렇게 전반적으로 분석할 때 피의자 신문조서에 조사 장소라든지 아니면 구금 장소에 보안사로 적혀 있거나 아니면 피의자 신문조서 하단에 인쇄된 문자로 이제 군 보안사라고 돼 있는 부분들도 확인해서 이 사건은 실질적으로 군에 의한 보안사에 의한 민간인 수사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서 2020년 4월에 검찰은 법원에 재심 개시 의견을 개진한 바가 있습니다.
[앵커]
검찰이 무죄를 구형하는 사례도 늘고 있죠.
구형 원칙이 바뀐 건가요?
[답변]
사실 재심이 개시되면 다시 형사 재판이 진행되게 됩니다.
그러면 원판결 증거들에 대해서 어떤 증거들이 증거 능력이 있고 증거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되는데요.
그런데 그 결과 공소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과거에 관행적으로 백지 구형을 한 틀에서는 벗어나서 엄격한 증거 법칙에 따라서 책임감 있게 무죄 구형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앵커]
가혹 행위나 위법한 수사 등으로 고통받아 온 피해자와 유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답변]
최근에 집시법 위반 재심 사건이 늘어나면서 한 3년 전에 비해서 6배가량 재심 사건이 증가했는데요.
그러한 사건들을 중앙지검 검사들이 처리하면서 보다 객관적이면서도 국민들께서 공감할 수 있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기울이는 노력들이 과거 재심 사건에서 수사 재판 과정에서 이러한 큰 고통을 받으셨던 분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네,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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