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선 못 쓰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시내권역서 기준 이하 가맹점 찾기 사실상 불가능
증평·음성 적극 행정과 대조 … 청주시 “행안부 지침”

[충청타임즈] 중동 사태 여파로 인한 고유가 위기 속에서 단비 역할을 할 `1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이 시작됐다. 하지만 정작 지원금 명칭이 무색하게도 주유소 대다수가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현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7일 청주시에 따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첫 날인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시간을 포함한 6시간동안 집계된 신청자 수는 총 2041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1차 지원금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한부모가정 등에 대해서만 신청이 진행되면서 "나는 왜 대상자나 아니냐", "대상자 자격이 왜 바뀌었냐" 등 신청 기준 등에 대한 관련 민원 8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충북도민 70%를 대상으로 하는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은 다음달 18일부터 진행된다.
그러나 지급 첫날부터 현장에서는 실효성을 둘러싼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는 명분과는 다르게 대다수 주유소에서 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본보가 청주 지역 주유소 4곳을 확인한 결과, 3곳은 지원금 결제가 불가능했으며 나머지 1개소는 사용 기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간 매출액 3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주유소 매출이 30억원을 웃돌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2시쯤 청주시 청원구의 한 주유소에서는 지원금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안내에 당혹해하며 발길을 돌리는 이용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해당 주유소 관계자 김모씨(50대)는 "고유가 지원금이라는데 주유소에서 사용이 안 될 줄은 몰랐다는 손님들이 태반"이라며 "유가가 올라 매출액 숫자만 커졌을 뿐인데 30억원이라는 비현실적인 기준 탓에 소상공인 대우도 못 받고 사용처에서 빠지니 억울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1만여곳 중 연 매출 30억원을 넘지 못하는 곳은 36%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충북 도내 운영 중인 660여개 주유소 중 약 3분의 1(224곳)이 집중된 청주시의 경우, 임대료와 판매 단가를 고려할 때 시내권에서 30억원 이하 가맹점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게 업계 측 설명이다.
박무제 한국주유소협회 충북지부 사무국장은 "매출의 60%가 세금인 주유소 업계에서 연 매출 30억원은 사실상 경영난에 허덕이는 한계 지점 수준"이라며 "정부가 소상공인 매출 기준을 60억원으로 상향했음에도 이번 지원금에만 낮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인 행정 기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충북 도내에서도 증평군은 관내 모든 주유소에서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뒀고, 음성군은 주유소 카드 수수료를 전액 지원하는 등 구제책을 펴고 있다.
이에 한국주유소협회 충북지부는 청주시에 관련 구재책을 건의했지만,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어쩔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회신받았다.
박 사무국장은 "28일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정부 측에 자영 주유소에 대한 매출 제한 폐지와 사용처 확대를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며 "고유가 지원금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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