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20대 사망사건… ‘타살 주장’ 확산
평택署 ‘범죄혐의점 없다’ 결론
현지인 20여명 진상규명 시위
이주민 위한 소통 인프라 필요
최근 평택시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 20대 여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은 범죄혐의점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우즈벡 사회에선 타살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이주민들을 위한 통·번역 기반의 소통 인프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국적 2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평택 거주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A씨 사망에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부검 이후 같은 내용의 소견을 경찰에 보냈다.
하지만 사건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우즈벡 국적자 20여명이 평택경찰서 앞에 모여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들은 숨진 A씨의 얼굴과 손 등에 남은 멍 자국 등을 근거로 폭행 흔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집회 현장 속 피켓에는 ‘자살이라면 왜 온몸에 상처가 있는가?’, ‘진실을 숨기지 마십시오! 진실규명!, 수사촉구!’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미 이 사건은 우즈벡 한국사회 뿐 아니라 본국에서도 널리 확산된 상태다. 이날 화성시 향남읍 발안 만세시장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 국적 남성 B씨는 “뉴스를 보는 SNS계정을 통해 사건을 접했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크게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가 보여준 SNS계정 팔로워 수는 140만명이 넘었는데, B씨는 해당 계정 운영자가 한국에서 사망한 우즈베키스탄인 시신의 본국 운구를 돕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해당 계정에서는 관련 게시글이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건을 종결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타국에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상황을 고려해 현지 주재관을 통해 유가족을 한국으로 불러 사건 경위도 자세히 설명했다”며 “(얼굴의 멍 자국 등에 대해서는)시신 부패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감정 결과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송은정 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은 “범죄 피해가 아닌 경우에도 언어와 정보 접근의 한계로 인해 사건에 대한 답답함과 불신이 커질 수 있다”며 “이주민 인구가 5%를 넘어선 상황에서 공공기관의 통·번역 시스템을 이주민들의 권리로 보장하고 일상적 소통 인프라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은수·이시은 기자 wood@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