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눈] 공천 파동 더 무겁고 엄중한 책임 느껴야

김태섭 기자 2026. 4. 2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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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 선거구로 묶인 산청·함양·거창·합천이 시끄럽다.

국민의힘 군수 경선에서 당원명부가 유출되고, 현역 군수가 밀실공천을 이유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경선 결과에 불복한 후보들은 고소·고발을 이어가는 등 현장은 속된 말로 '아사리판'이 됐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당원 명부 유출과 법정 다툼, 현역 군수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그 자체로 정치적 실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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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무너진 국민의힘 공천 잡음 지속
밑바닥 정치 감당해야 하는 이들은 주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 선거구로 묶인 산청·함양·거창·합천이 시끄럽다. 국민의힘 군수 경선에서 당원명부가 유출되고, 현역 군수가 밀실공천을 이유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경선 결과에 불복한 후보들은 고소·고발을 이어가는 등 현장은 속된 말로 '아사리판'이 됐다. 이런 상황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갈등이라 치부하기엔 사태 수위와 양상이 예사롭지 않다. 후보자 간 갈등은 이미 선을 넘어 깊은 골을 남기고 있고, 편을 나눈 당원과 지지자들은 서로 원수가 될 판이다.

가장 혼란한 곳은 거창이다. 당원명부 유출 의혹이 파장을 키우며 선거 공정성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당원명부는 정당 정치의 기본이 되는 자료로 가장 엄격히 관리되어야 할 비밀스러운 정보다. 명부가 특정 후보 측으로 흘러 들어가 선거운동에 활용되었다면 그 자체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의미한다. 경선이 원천 무효가 되고, 재경선이 진행되는 파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후보끼리 벌이는 소송전도 피하지 못할 과정일 것이다. 가장 잔혹한 것은 가장 밑바닥을 드러낸 정치 현장을 눈뜨고 지켜봐야 하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일지 모른다.

산청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산청에서는 경선에서 탈락한 현역 군수가 경선 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며 본선에 진출한 후보를 대상으로 후보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대상 후보의 부정 의혹 행위는 당내 경선 자유 방해와 허위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 악의적 후보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 등 정보통신망법 위반, 선거인단 명부 불법 유출과 이용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대리투표와 여론조작으로 정당 공천 업무를 방해한 형법상 업무방해죄다. 선거판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고, 국민의힘에 편애를 보냈던 지역민도 등을 돌리기는 마찬가지다.

합천과 함양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역 합천군수가 밀실공천을 이유로 경선을 거부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당내 경선 시스템의 불신과 불만이 표출된 사례로, 지방선거를 조율하고 이끌어야 할 당원협의회가 그만큼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결과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과 군수 사이 불화설이 존재했던 만큼, 이번에 벌어진 사태는 당내 민주주의 질서가 무너진 것이라는 지적은 달게 받아야 하는 대목이다. 함양 역시 일찌감치 탈당해 무소속 행을 택한 예비후보와 공천에서 제외된 후보들이 공정하지 못한 경선을 탓하고 있다.

신성범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산청함양거창합천 당원협의회 위원장이다. 2024년 총선에서 후보자와 당선자 신분으로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8·19대 국회의원을 지내다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그는, 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야인으로 지내다 다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놨다. 지역구 주민들이 그를 다시 국회로 보낸 이유는 지역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 정치를 실천해 달라는 요구였다. 두 해를 넘긴 지금, 공천권을 둘러싼 줄 세우기와 편 가르기 정치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신 의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정치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당원 명부 유출과 법정 다툼, 현역 군수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그 자체로 정치적 실책이다. 그동안 보수 정당을 지지해왔던 지역민 가슴에 비수를 꽂는 행위이며, 후진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민의힘의 민낯이다. 신 의원과 국민의힘 산함거합 당원협의회는 더 무겁고 구체적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사과와 유감 표명을 넘어 무너진 공정의 가치를 바로잡을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태섭 자치행정2부 차장, 거창·함양·산청 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