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얼마나 더 다치고,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가

리샤오나 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 사무국장 2026. 4. 2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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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프레스 기계의 오작동으로 20대 태국 노동자가 손목이 절단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그 기계는 멈추지 않았다.

사고에 대해 아무것도 전달받지 못한 채 미등록 신분의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그 위험한 기계 앞에 서 있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이주노동자의 노동과 생명은 더 가볍게 다뤄져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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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참사 책임자의 감형 처참한 현실
이주노동자 생명 가볍게 다뤄져도 되나

얼마 전, 프레스 기계의 오작동으로 20대 태국 노동자가 손목이 절단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그 기계는 멈추지 않았다. 아무런 원인 규명도 재발 방지 조치도 없이 그대로 공장에서 다시 가동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또 다른 노동자가 투입됐다.

사고에 대해 아무것도 전달받지 못한 채 미등록 신분의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그 위험한 기계 앞에 서 있었다. "기계가 왜 오작동했는지는 모른다." 사업주는 그렇게 말했다. 이것은 단순한 사고의 기록이 아니다. 우리가 산업재해를 대하는 방식 그리고 그 책임이 어떻게 작동하지 않는지를 그대로 드러낸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묻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사전에 보호하고 사고 이후에는 분명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은 그 취지와 다르게 작동하고 있다. 사고의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위험은 제거되지 않으며 같은 작업 환경은 반복된다. 책임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그 사이에서 또 다른 노동자가 같은 위험 앞에 놓인다. 법은 만들어졌지만, 현장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23명의 생명을 앗아간 아리셀 화재 참사 항소심 판결에 시민사회와 유가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던 책임자는 2심에서 4년으로 대폭 감형됐다. 수십 명의 생명을 앗아간 중대재해에 대한 법의 응답이 고작 이것인가.

23명의 생명에 대한 대답이 4년이라는 형벌로 환원되는 현실은 처벌을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 묻게 한다. 처벌의 수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사회가 그 피해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이주노동자의 노동과 생명은 더 가볍게 다뤄져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남겼다.

이러한 점에서 제대로 된 처벌은 반드시 필요하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한 사람의 생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사회에 분명히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사람'을 중심으로 작동해야 한다. 기업의 규모가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5인 미만이라는 이유로 위험이 용인될 수는 없다. 사람이 다쳐도 되는 사업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처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처벌의 수위는 중요하지만 더 본질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어떻게 하면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가이다. 이제 우리는 묻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답을 만들어야 한다. 사고 이후의 처벌이 아니라 사고 이전에 위험을 멈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이제 "얼마나 더 다치고,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다. 다치지 않고, 죽지 않아도 되는 노동이다.

다가오는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는 사회,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도래를 기대한다.

/리샤오나 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