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집’을 찾습니다”

광주일보 2026. 4. 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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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에게 5월은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다.

4월 무렵 한국에 도착한 제비들은 본격적으로 번식과 육아에 집중한다.

지역에서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조사 프로젝트 등 동물권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성난비건'은 오는 30일까지 '제비부동산 중개인'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처마 있는 건물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하며 제비들이 집을 찾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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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위해 다양한 활동 펼치는 ‘성난비건’
아파트 숲에 밀려난 처마와 습지…위태로운 ‘제비의 봄’
제비부동산 중개인·조류충돌 조사 품앗이 참가자 모집
광주 송정역시장 근처에서 목격된 제비와 제비 집(왼쪽). 안유진씨가 송정역시장 인근에서 제비 둥지를 관찰하고 있다. <안유진씨 제공>
제비에게 5월은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다. 4월 무렵 한국에 도착한 제비들은 본격적으로 번식과 육아에 집중한다. 진흙과 짚을 물어다가 처마 밑에 둥지를 짓거나 작년에 썼던 둥지를 보수해 보금자리를 완성한다. 보통 5월 중순을 전후해 산란을 시작하며 한 번에 3~7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성난비건 활동가 안유진(여·34)씨는 이맘때쯤 자신이 살고 있는 광주 광산구 송정동 골목으로 나선다. 다름아닌 제비 둥지를 촬영하고 관찰하기 위해서다.

지역에서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조사 프로젝트 등 동물권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성난비건’은 오는 30일까지 ‘제비부동산 중개인’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제비 둥지를 찾아 기록하는 모니터링단으로, 5월부터 8월까지 제비에 대한 교육(온라인)과 격주 1회 제비 둥지 모니터링, 제비 생태 워크숍 등 제비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제비도 사람처럼 집을 구하러 다녀요. 월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기존 둥지를 살펴보거나, 새로 지을 자리를 고르죠. 그 모습이 사람들이 집을 알아보는 것과 너무 닮았어요. 수컷 제비가 먼저 한국에 돌아와 살 곳을 마련한 뒤 암컷을 맞이하는 것도 사람과 비슷하죠. 제비는 사람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드나드는 시장이나 골목에 둥지를 틀고, 천적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을 본능적으로 선택하는 거예요. 그 모습이 신기해서 관찰을 시작했죠.”

광주 송정역시장 근처에서 목격된 제비와 제비 집(왼쪽). 안유진씨가 송정역시장 인근에서 제비 둥지를 관찰하고 있다. <안유진씨 제공>
최근 몇 년 사이 송정 일대에서 제비 둥지는 눈에 띄게 줄었다. 1913송정역시장 상권이 낙후되면서 유동인구가 줄고 제비 서식 환경도 함께 나빠졌다. 지금쯤이면 알을 낳고 품을 시기지만 수가 줄어든 게 확연히 느껴질 정도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처마 있는 건물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하며 제비들이 집을 찾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 도심 속 어닝(건물 외벽에 달린 천막 차양)은 너무 뜨거워 새끼들이 탈수로 폐사하는 경우도 생긴다. 둥지 재료가 되는 진흙을 구할 수 있는 습지나 농경지가 줄어든 것도 문제다. 기후변화 역시 지표종인 제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올해 안 씨는 2024년 광주에서 시작한 활동을 전남으로 넓혀 시민 모니터링단을 꾸리기로 했다. 모집에 앞서 담양, 강진, 보성, 함평 등을 찾아 사전답사를 진행했다. 함평 답사에서 안 씨는 짝으로 보이는 제비 두 마리를 지켜봤다. 한 마리는 기존 둥지에 들어가 엉덩이를 비벼가며 상태를 확인했고, 다른 한 마리는 새로 지으면 좋을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안 씨는 “제비에게서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볼 때 이 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동력이 생긴다”고 웃어보였다.

“광주와 전남이 다양한 생물 종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길 바래요. 이 활동이 계속되면 사람들에게 제비가 처한 상황을 알릴 수 있게 되고, 도시화에 대한 경계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기초자료로서 활용해 주신다면 더욱 좋고요. 우리의 활동을 통해 생물 다양성에 대한 경각심도 갖게 되길 바랍니다.”

한편 성난비건은 제비 프로젝트 외에도 지역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피해 현황을 살피는 ‘조류충돌 조사 품앗이’ 참가자를 오는 30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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