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의성읍 상인회 첫 단합…산행·안전교육·윷놀이로 ‘결속 다지기’
주차난 등 상권 현안 공유…출범 후 첫 조직 기반 다지기

26일 경북 의성군 구봉공원 상설무대 앞.
주황색 조끼를 맞춰 입은 상인들 사이에서 다섯 살 아이와 일곱 살 아이가 심폐소생술 모형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나, 둘, 셋."
작은 손이 번갈아 가며 인형 가슴을 눌렀고, 주변 어른들이 박자를 맞췄다.
막 출범한 조직의 첫 공식 행사였지만 현장은 금세 가족 단위 모임처럼 자연스럽게 풀려 있었다.
이날은 의성군 의성읍 상인회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 단합 행사다.

고점순 상인회장(금호공인중개사무소)은 행사에 앞서 "오늘 자리는 단순한 야유회가 아니라 상인들이 서로 얼굴을 익히고 신뢰를 쌓는 자리"라며 "같이 걷고 어울리면서 앞으로 상인회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 전날 공지에는 대중교통 이용 권장과 음주운전 예방 안내도 포함됐다.
참석 여부를 사전에 확정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이날 현장에는 회원과 가족 등 약 40여 명이 모였다.
초반 분위기는 '야유회'보다 '조직 운영'에 가까웠다.
참가자 점검과 간단한 인사가 이어진 뒤, 산행 준비와 점심 준비가 동시에 진행됐다.
행사 진행은 상인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한솥도시락 윤태정 대표가 맡아 일정 안내와 참가자 동선을 정리했다.


△산행·식사·윷놀이로 이어진 '같이 움직이는 하루'
오전 11시경 참가자들은 구봉산 일대로 산행에 나섰다.
초록이 짙어진 숲길을 따라 주황색 조끼가 이어졌고, 한 아이는 앞서 뛰듯 걸으며 어른들과 간격을 벌렸다.
경사가 있는 구간에서는 서로 속도를 맞추기 위해 자연스럽게 기다리는 모습도 이어졌다.
이날 산행은 약 1시간 코스로 진행됐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주변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정비 활동도 함께 이뤄졌다.
산행을 마친 참가자들은 다시 구봉공원 상설무대로 돌아왔다.
점심 식사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모여 앉았고, 가족 단위로 음식을 나누며 분위기는 한층 부드러워졌다.
이어 진행된 안전교육은 김태형 법정의무교육 전문강사의 후원으로 무료 실시됐으며, 현장에서는 어린이들도 참여한 심폐소생술 체험이 이어졌다.
오후가 되자 무대 앞은 완전히 달아올랐다.
대형 윷짝이 공중으로 올라갔다 떨어질 때마다 웃음과 탄성이 동시에 터졌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크린토피아와 슈올즈가 맞붙었다.


마지막 윷이 공중으로 올라갔다가 무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짧은 정적 뒤에 승부가 갈렸다.
그때 향은식당 대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다.
주변 상인들도 손뼉을 치며 환호를 보탰다.
순식간에 무대는 웃음과 탄성으로 채워졌고, 그날 분위기는 마지막 한 번의 윷으로 정점에 올랐다.
이날 윷놀이는 개인전과 팀전이 함께 진행됐으며 참가자 전원에게 상품이 지급됐다.
팀 경기에서는 승패에 따라 별도 상품이 마련됐고, 개인전에서는 1등부터 4등까지 순위별 시상이 이뤄졌다.
경쟁과 참여를 함께 고려한 운영 방식이었다.


△"단속보다 관리"…상권 현실 공유한 첫걸음
이 모임은 지난 1월 공식 출범한 의성군 의성읍 상인회의 첫 단합 행사다.
상인회 출범 배경에는 의성읍 중심 상권을 둘러싼 이용 환경, 특히 주차 문제에 대한 공통된 문제 인식이 자리한다.
의성읍 중심 상권을 찾는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주차가 될까"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상인들 역시 이러한 불편이 단순한 체감이 아니라, 상권 구조와 차량 이용 환경이 충분히 맞물리지 못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의성군 자료 등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자동차 등록 대수는 3만4810대이며, 이 가운데 승용차는 약 2만100대, 전기차는 876대로 집계됐다.
장보기와 식사, 병원·은행 방문 등 일상 전반에서 차량 이용이 주요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반면 중심 상권 인근 주차 여건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동서2길 1·2공영주차장 46면, 염매시장 1·2공영주차장 53면 등 상권과 바로 맞닿은 공영주차면 수는 약 100면 수준이다.
상인회 관계자는 "개별 점포로는 전체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웠다"며 "회원들이 함께 현실을 공유하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상인회가 중심이 돼 상권 이용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모아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상인들은 곧바로 흩어지지 않았다. 의자를 정리하고 남은 물품을 챙기면서도 대화는 이어졌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회장을 비롯한 임원, 이사, 일반 회원들의 자발적인 찬조가 이어졌다.
현금과 식자재, 물품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 더해지며 행사 운영을 뒷받침했다.
김승하 의성읍 중앙상인회 매니저는 "이번 행사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참여해 함께 만든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상인회 활동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