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잡은 호랑이’ 캡틴 유민수 “원래 고려대학교의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고려대 유민수는 27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6 KUSF 대학농구 U리그 연세대와의 맞대결에서 팀의 72-58 승리에 힘을 보탰다. 21점 6리바운드. 숫자도 좋았지만 더 눈에 띈 건 흔들릴 수 있는 순간마다 코트 위 중심을 잡은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첫 라이벌 맞대결이었다. 비정기전이었지만 라이벌 학교의 체육관에서 치러진 경기인 만큼 코트 위 긴장감은 평소보다 짙었다. 고려대도 쉽게 물러설 수 없었다. 주장 유민수 역시 앞에 서야 했다.
고려대는 이번 시즌 4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전승 우승이라는 쾌거를 썼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2패를 떠안으며 다소 무거운 흐름 속에 출발했다. 한 번 내려앉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일이 필요했다. 그 첫 시험대가 연세대전이었다.
유민수는 경기 후 “브레이크 기간 전에 2패로 분위기가 좋지 못해다. 휴식기를 가지면서 우리끼리 더 마음을 다잡았다. 바로 연세대를 만났는데 이번 승리가 더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첫 단추를 잘 낀 것 같아서 좋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동료뿐만 아니라 감독님, 코치님도 함께 분위기를 올려주시려고 했다. 칭찬을 해주시면서 우리의 자신감을 심어주셨다. 감독님이 ‘우리가 1위를 지키는 팀이었는데 이제는 쫓아가는 팀이 됐다. 그런 과정에서 이겨내면 우리가 더 강한 팀이 될 거’라고 항상 말씀해 주신다. 이런 생각을 계속 가지고 위기를 이겨내면 작년보다 더 강팀이 될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유민수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지난 시즌 MVP의 기쁨을 누렸지만 올 시즌 출발은 무거웠다.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부상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개인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팀까지 흔들렸다. 주장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은 더 컸다.

이번 시즌은 유민수에게 또 다른 증명의 무대다. 드래프트를 앞둔 시즌이기에 매 경기의 무게는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MVP라는 이름표는 영광이지만 동시에 더 높은 기준을 만든다. 유민수도 그 부담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많이 힘들긴 했다. 그러나 아직 6경기밖에 안했다. 남은 경기도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남은 경기가 많기 때문에 나를 보여줄 수 있고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은 많다. 남은 경기에 더 컨디션을 올려서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경기 중 위기도 있었다. 유민수는 4쿼터 중반 팔꿈치를 바닥에 부딪히며 고통을 호소했다. 한동안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 그러나 연세대가 다시 추격의 고삐를 당기자 유민수는 코트로 돌아왔다. 승부가 흔들릴 수 있는 순간이었다.
고려대는 석준휘의 3점슛으로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이어 경기 종료 3분 9초를 남기고 유민수가 골밑 득점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에는 속공 블록도 보여줬다. 잠시 코트를 떠났던 주장은 가장 필요한 순간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고려대의 승리를 단단히 묶었다.
유민수는 “애들 의지가 달랐다. 연세대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저희가 브레이크 타임 지나고 이번 경기로 분위기를 올려보자고 계속 얘기했었다. 그래서 주전, 식스맨, 후보 모두가 힘을 냈다. 의지랑 열정이 연세대보다 활기찼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의 고려대는 지키는 팀이었다. 올 시즌의 고려대는 다시 쫓아가야 하는 팀이 됐다. 위치는 달라졌지만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유민수는 그 길 위에서 팀을 다시 세우려 한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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