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공급망 재편…인천 에너지 지형 바뀐다

김원진 기자 2026. 4.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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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수입액 작년比 34.3%↑
중동 내 특정국가 의존도 낮아지고
카타르·남유럽 공급선 분산
원유도 미국·호주산 비중 커져

폐플라스틱 재생유 수요도 증가
대체 원료 주목…현장 가동 늘어
▲ 인천신항 전경.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인천지역 에너지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동 의존도가 높았던 원유·나프타 수입에서 그리스 등 유럽과 오세아니아 국가가 새 공급처로 부상했다. 에너지 수급 불안 속에서 인천 재활용 현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7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3월 인천 나프타 수입액은 3억732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3% 증가했다. 중동산 수입이 줄었음에도 전체 수입액이 늘어난 것은 수입국 다변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본격화한 3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인천지역 나프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달 수입액이 1년 전보다 47.9% 줄었다. 반면 오만이 수입국으로 등장해 4211만달러를 수입했고, 그리스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려 2624만달러의 나프타가 인천항에 들어왔다. 카타르에서는 2871만달러를 새로 수입했다. 중동 내 특정 국가 의존도는 낮아지고, 카타르 등 일부 국가와 남유럽으로 공급선이 분산하고 있다.

원유 수입 구조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1∼3월 누계 기준 인천 원유 수입 총액은 11억2206만달러로 전년 대비 3.5% 감소에 그쳤다. 최대 수입국은 미국으로 6억6510만달러를 기록하며 비중이 더욱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수입액은 20.9%, UAE는 41.9% 각각 줄었다. 호주산 원유는 6.4% 늘어나 대안 공급처 중 하나로 떠올랐다.

에너지 수입 지형이 흔들리는 사이, 인천 서구 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업체는 저녁까지 가동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나프타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하는 재생유가 대체 원료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 업체를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업체 대표는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아직 재활용품에 대한 인식이 낮아 단가가 당장 오르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에 재활용 원료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나프타는 플라스틱·합성섬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파장이 미친다. 에너지 업계에선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폐자원을 활용한 국내 대체 원료 확보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장성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사업조합 이사장은 "중동 사태는 우리가 에너지 자원 수입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드러낸 계기"라며 "자원순환은 환경 정책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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