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일본도 AI발 인력 대전환 서두르는데… 韓은 노조에 발목
日 대기업 절반 "재배치·감원"
로봇 도입땐 구조조정 '노조 반대'
한국 생산성, 경쟁국보다 낮아
"AI전환 늦으면 해외 이탈 명분"

미국 뿐 아니라 일본 주요 대기업들도 인공지능(AI) 전환을 위해 대규모 감원에 나서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로봇을 쓸 수 있을 만큼 눈치를 보고 있다.
TV와 스마트폰, 전기차, 조선 등 주력 제조업은 중국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고, 기업들은 생산·기술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 더는 설 자리가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 경영진들은 AI로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강성 노조와 고용 경직성으로 인해 아직 AI 혁신의 첫 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상공리서치는 최근 일본 내 6327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AI 도입에 적극적인 기업 2088개사 중 45%가 5년 내 업무 효율화에 따른 '배치전환'(29%)이나 '인력 규모 축소'(16%)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대기업의 경우 응답률이 58%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또 대상 기업의 약 4%는 5년 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조기 퇴직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유는 AI 때문이었다. 회사 차원에서 AI 활용을 추진 중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34%, 대기업은 59%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조사보다 10%포인트 이상 급증한 수치다.
미국 빅테크들은 일찌감치 AI 전환과 투자 확대를 위한 감원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메타가 내달 20일부터 8000명을 해고하고, 채용 예정이던 일자리 6000개를 없애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장기 근속자들을 대상으로 조기 퇴직을 제안하며 인력 감축에 나섰다.
아마존은 지난 1월 1만6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핀테크 기업 블록도 지난 2월 전체 인력의 40%에 달하는 4000명 이상을 줄이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도 감원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빅테크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은 AI 전환을 통해 업무 효율성 향상과 원가 절감 등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은 시작해 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경영진들은 AI 제조 혁신을 하고 싶지만, 매번 노조의 벽에 부딪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최근 현대차·기아·한국GM 등 완성차 3사 노조는 이달 초 글로벌 생산 확대와 'AI·로봇 도입' 확산으로 공정이 단순화되고 필요 노동 시간이 축소돼 구조조정이 우려된다며, 정부에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와 별도로 올해 임금·단체협상 AI 도입에 따른 고용·노동조건 보장을 명시하고, 휴머노이드 양산형 로봇 '아틀라스'가 노사 합의 없이 생산시설에 배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노조는 "노사합의 없이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피지컬 AI 시계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국 사업장만 AI전환(AX)이 지연될 경우 글로벌 제조 거점으로의 역할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의 해외 이탈만 가속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의 경우 국내 공장 근로자 수는 4만2000여명(울산 3만2000명, 아산 4000명, 전주 6000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작년 국내 생산물량(185만대)에 대비해 단순 환산하면 약 44대다.
근로자 1명이 평균 44대를 생산한 셈이다.
이에 반해 미국생산법인(HMMA)은 같은 기준(생산량 대비 근로자 수)으로 1인당 83.6대, 체코생산법인(HMMC) 115.7대, 인도법인(HMI) 66.6대, 브라질법인(HMB)은 65.9대로 계산된다.
미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는 현재 근로자가 100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말부터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투입하기로 해 압도적인 효율성을 갖추게 된다.
이는 비단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생산성본부가 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7.5달러로, OECD 회원국 가운데 31위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AI·로봇 자동화는 생산성 증대, 비용 절감 등을 위한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한국만 AI 전환이 늦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을 해외로 빠져나가는 산업 공동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기업 없이는 노조도 의미가 없는 만큼 노사 합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기회조차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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