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전에도 ‘힙’했던 그들…조선의 근대잡지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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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전 사람들은 어떤 잡지를 읽었을까.
근대 대한민국 시대상을 담은 잡지를 종류별로 소개한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한국잡지협회와 함께 28일부터 6월21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모던 매거진(Modern Magazine)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 전시를 개최한다.
◆AI 활용해 나만의 표지 만들어보기도=전시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타자기로 필사하기, 삼사문학·별건곤 등 근대 잡지 읽어보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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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6월21일까지 근대잡지 80종 소개
농촌 현실 르포부터 가십·유행·연예 등 다양
타자기로 필사…AI 활용 잡지 표지 만들기도

“장난감 신부 살결에서 이따금 우유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상의 시 ‘I WED A TOY BRIDE’, ‘삼사문학’ 5호, 1936년 10월)
“가난한 내가 /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여성’ 3권3호, 1938년 3월)
130년 전 사람들은 어떤 잡지를 읽었을까. 당시 어떤 시와 소설이 인기를 얻고, 유행과 패션이 화제가 되었을까. 근대 대한민국 시대상을 담은 잡지를 종류별로 소개한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한국잡지협회와 함께 28일부터 6월21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모던 매거진(Modern Magazine)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 전시를 개최한다. 근대기 새로운 시대 문화를 선도한 감각적인 기록물인 잡지 80종을 선보인다. ▲잡지의 탄생, 민족의 탄생 ▲근대 잡지사 ‘신문관’ ▲대중잡지 전성시대 등 3부로 구성됐으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대한민국 초기 잡지는 어땠는가=발행 130주년을 맞은 ‘대조선독립협회보’(1896년)는 대한민국의 첫 잡지라 할 수 있다. 당시 독립협회가 창간했다. 같은 해 일본 동경 유학생들은 ‘친목회회보’를 출간했다. 이후 문인이자 독립운동가 최남선이 설립한 민간 출판사 ‘신문관’에서 발행한 ‘소년’도 인기를 끌었다. 김미영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는 “당시 ‘소년’ ‘아이들보이’ 등 어린이 잡지 표지를 보면 호랑이를 곳곳에 배치했는데, 이는 한반도를 상징하는 민족적인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근대 문학과 유행이 싹트던 토대=1920년대 전후로 잡지는 계몽에서 벗어나 당대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3대 문예 동인지라 불리는 ‘창조’ ‘폐허’ ‘백조’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문예지에 많은 문학 작품이 소개됐다. 순문예잡지 ‘조선문단’은 등단과 추천 등 문학 제도 기틀을 다졌다.
이 시기에는 근대 여성을 기반으로 한 잡지 ‘신여성’ ‘여성’ 등이 두각을 드러냈다. 문학가 나혜석과 김일엽 등이 활동하며, 가부장제 타파와 자유연애 등을 강조했다. 아동문학가 방정환이 발행한 ‘어린이’와 국어학자 신명균이 발행한 ‘신소년’ 등 아동 잡지도 인기를 끌었다.

◆농촌의 현실과 계몽, ‘여기’에 실렸다오=농촌의 현실을 다룬 잡지 중에서는 ‘개벽’이 돋보인다. 개벽은 ‘오호! 지방 농촌의 쇠퇴’와 같은 기사를 통해 식민지 농촌의 피폐한 현실을 고발했다. 김 학예연구사는 “당시 조선 인구 대다수가 농민이었기에, 사회 개조나 정신·경제적 개벽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학면에도 농촌의 현실을 묘사한 신경향파 문학이나 삶을 다룬 작품들이 발표됐다.

◆영화·문화·가십 등 다양한 읽을거리=이후 잡지는 더욱 사람들의 눈길을 잡는 데 주목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잡지가 ‘별건곤’이다. 현대 한국어로 ‘별천지’라는 뜻으로, 독자들에게 다양한 세상을 소개하겠다는 취지로 각양각색의 내용을 담았다. 유명인들의 가십, 새로운 가게, 생활 개선안 등으로 당시 화제를 모았다. 일제강점기 최장 시간 발행된 ‘삼천리’ 또한 유명인의 사생활, 인터뷰, 연애담 등 자극적인 소재를 실었다. 이외에도 미술·과학·영화·음악 등 전문 분야 잡지도 눈에 띈다.

◆AI 활용해 나만의 표지 만들어보기도=전시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타자기로 필사하기, 삼사문학·별건곤 등 근대 잡지 읽어보기 등이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나만의 잡지 표지 만들기도 눈에 띈다. 키오스크 기기에서 사진을 찍은 후, 원하는 잡지 테마와 화풍을 선택해 표지를 만든다. 결과물은 스마트폰에 저장하거나 인화해 소장할 수 있다.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도서관 본관 앞 광장에서 퀴즈를 풀 수도 있다. 문제 5개를 맞춘 참여자는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식민지 시대의 문학 청년들과 자기 주체성을 외친 신여성들의 목소리 등이 담긴 잡지는 근대 문명을 비추는 등불”이라며 “모든 정보가 빠르게 연결되는 시대에 조선의 힙스터들이 던진 세상을 향한 질문이 우리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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