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승→무관→부활’…코르다 슬럼프 극복 비결은 “골프에 대한 열정”
어린 시절 언니 제시카 보면서 꿈 키워
코치 데이비드 웰란 만나면서 실력 급성장
“지난해 외부 소음에 흔들려…SNS 자제”
“컨트롤할 수 있는 건 태도, 성실함, 열정”
“해마다 다른 스토리…그게 스포츠 매력”

넬리 코르다(미국)는 2024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두며 여자골프계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지노 티띠꾼(태국)에게 내줬다.
보통의 선수라면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코르다는 26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파크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3승째를 달성하며 완벽하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우승-준우승-준우승-준우승-우승’의 성적을 거뒀다.
코르다가 1년의 침체기 끝에 더욱 강력해져 돌아온 비결은 뭘까. 코르다가 영국 골프먼슬리 5월호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코르다는 “(볼의) 바운스나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 그리고 날씨 등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면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건 플레이에 임하는 나의 태도와 성실함, 그리고 내 안의 열정뿐이다”고 했다.
성적의 부침을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태도도 한몫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해마다 완전히 다른 스토리가 펼쳐졌던 것 같은데, 바로 그게 스포츠의 매력이기도 하다”며 “새로운 한 해는 새로운 장을 쓰는 것과 같다. 때로는 설레고 때로는 화가 치민다. 모든 감정이 교차하겠지만,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언니 제시카를 보며 꿈을 키우던 10대 소녀
세계 최고의 선수조차도 완벽하지 않다. 알다시피 골프는 쉬운 스포츠가 아니다. 그린 주변의 깊은 벙커에서 고전하는 많은 아마추어들도 용기를 가져볼 만하다. 돌파구를 찾아낸 후 새로운 길을 개척한 넬리 코르다마저도 10대 시절에는 똑같은 문제로 고민했었기 때문이다.
열네 살 무렵에 코르다의 골프 실력은 엉망인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솔직히 그때 내 스윙을 봤다면 그건 정말이지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본 중에 가장 끔찍한 스윙이었다.” 코르다는 골프먼슬리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서슴없이 자신을 깎아내렸다. “너무나 가파르고, 너무나 엉성하고, 팔과 몸이 완전히 분리된 채 움직였다.”
그때가 2013년이었다. 코르다는 LPGA 투어에서 우승을 거둔 언니 제시카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과연 이룰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내가 골프를 계속하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르다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제시카와 다섯 살 터울인 넬리는 본인의 게임에 열중하지 않을 때면 언니가 출전한 토너먼트에 따라가서 제시카를 응원하곤 했다. 코르다는 “내게 언니는 엄청난 롤 모델이었다. 나는 언니처럼 되고 싶었고, 언젠가 함께 플레이할 수 있기를 바랐다”며 “하지만 나는 너무 무거운 클럽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었고,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한창 클 때였는데, 그것 때문에 그 어린 나이에 허리가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넬리의 아버지인 페트르 코르다는 1998년 호주 오픈 챔피언으로, 체코 공화국(당시의 명칭은 체코슬로바키아)이 낳은 역대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손꼽힌다. 어머니인 레기나 라이흐르토바 역시 프로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다. 두 사람은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서 세 자녀를 키웠다. 주니어 유망주들에게 프로 수준의 코칭과 교육을 제공하는 IMG 아카데미가 이들이 살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코르다 집안의 세 아이들은 모두 프로 선수로 성장했다. 두 명은 골퍼가 됐고, 한 명(세바스티안)은 테니스 선수가 됐다. 하지만 2013년에 페트르는 둘째를 보며 재능은 있지만 진로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판단했다. 골프를 재정비하거나 완전히 다른 진로를 선택해야 했다. 아버지는 당시 IMG의 골프 이사였던 데이비드 웰란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잉글랜드 출신으로 투어에서 활동했던 그는 폴라 크리머의 오랜 코치로 명성을 얻은 인물이었다.
“어느 날 넬리의 아버지가 사무실로 찾아와 벙커 플레이를 너무 못해서 고민이라고 하소연을 했다.” 올해 예순네 살인 웰란은 현재 브레이든턴에 위치한 레이크우드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퍼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래서 넬리를 데리고 나가 벙커에서 연습을 했고, 그 후로 우리는 줄곧 함께 해왔다.”

코르다의 실력은 그 즉시 드라마틱하게 개선됐다. 불과 몇 주 후에 예선을 거쳐 2013년 US 여자오픈 출전권을 획득했을 정도였다. 코르다는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세보낵 골프클럽에서 아버지를 캐디로 대동하고 당시 스무 살이던 언니와 연습 라운드를 했다. 그리고 대회 첫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으로 곧게 날려 보냈다. 그 모습은 마치 노련한 프로 선수 같았다.
코르다는 그때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분이 좋았다. 1번 홀에서 긴장이 되지 않았는데, 그건 정말 놀라웠다. 그냥 올라가서 주니어 토너먼트에 나갔을 때처럼 샷을 했다.” 넬리는 컷을 통과했고, 공동 64위를 하며 자신이 원하던 꿈의 궤도에 다시 올라섰음을 확인했다.
웰란은 당시를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넬리의 스윙은 본인이 말하는 것만큼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꿈을 이룰 수 있을 만큼 뛰어나지도 않았다. 쇼트 게임 실력이 정말 부족했기 때문에 초반에는 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지금 넬리는 LPGA 투어에서 칩 샷을 가장 잘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무승으로 끝난 2025년
그뿐만 아니라 코르다는 LPGA 투어에서 드라이버 샷이 가장 길고 또 꾸준하기로 유명하며, 그린 적중률 부문도 상위권이다. 퍼터에 불이 붙을 경우 웬만해선 넬리를 이기기 힘들다. “퍼트가 잘 되는 날이면 넬리는 어느 대회에서든 톱3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웰란은 이렇게 주장했는데, 세 차례나 세계 1위에 올랐던 리디아 고도 그의 지도를 받고 있다. “넬리는 작년에 여러 번 선두권에 들었는데, 그때 퍼트를 한두 개만 더 성공했더라면 적잖은 타이틀을 차지했을 것이다.”
코르다는 열여덟 살에 프로로 데뷔했다. IMG 아카데미에서 웰란을 처음 만나고 4년이 지났을 때였다. 코르다는 “데이비드는 내 스윙을 완전히 재구축했다”며 “앞으로도 데이비드는 언제나 내 골프 게임에 깊이 관여할 것이다. 사실상 그 덕분에 게임에 대한 애정이 되살아났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모두 그 덕분이다”고 말했다.

코르다는 2024년에 5연승을 포함해 모두 7승을 거두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랭킹 1위에 올라섰다. 2025년에도 플레이는 꾸준했다. 19개 대회에 나가서 19번 컷을 통과했다. 그런데 우승의 감각이 증발한 것처럼 사라졌다. 골프는 변덕스러운 게임이다. 그러는 와중에 3승을 거둔 티띠꾼이 세계 랭킹 1위의 자리에서 코르다를 밀어내며 여자 골프계를 장악했을 뿐만 아니라 LPGA 투어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까지 차지했다.
코르다는 “작년에는 트로피를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멋진 한 해였다”며 “나는 US 여자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고, 다른 대회에서도 선두 다툼을 벌였지만, 골프라는 게임은 정말 알 수가 없다. 그야말로 몇 센티미터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데, 만약 몇몇 상황에서 내게 운이 따랐다면 완전히 다른 한 해가 되었을 것이다”고 되돌아봤다. 코르다는 또 이렇게 말을 이었다. “부모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다. 이게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것이다.”
코르다는 2019년에 처음으로 솔하임컵 미국 팀에 합류했고, 그때 넬리와 제시카는 솔하임컵에서 파트너가 돼 플레이를 펼치는 최초의 자매 선수가 되겠다는 공동의 꿈을 이뤘다. 안니카와 샬롯타 소렌스탐도 1998년에 함께 유럽 팀에 뽑혔지만 한 조에서 플레이하지는 않았다.
“부모님의 또 한 가지 원칙은 ‘사람마다 가는 길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다른 사람이 성취한 것과 비교하기는 너무 쉽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중심을 잃지 않고 꿋꿋이 나아가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사람마다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가 다르고 추구하는 것도 모두 다르다.”
열네 살 때처럼 드라마틱하지는 않더라도 2026년에 다시 한 번 새로운 출발이 필요했다. 그리고 LPGA 투어의 시즌 첫 대회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그걸 제대로 해냈다. 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올랜도의 레이크노나에는 혹한이 몰아쳐서 그린이 꽁꽁 얼어버린 터라 대회를 54홀로 단축했다. 코르다는 그런 상황에서 펼쳐진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하며 대회 최저타를 기록하며 3타 차로 우승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내가 기록한 최고의 라운드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코르다는 LPGA 투어 16승을 차지한 후에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로지 현재에만 집중했다. 작년에도 똑같은 주문을 외웠지만, 그때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외부의 소음에 조금 더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그래도 그렇게 힘든 시기를 거쳐 온 것에 정말 감사한다. 덕분에 지금 같은 최고의 순간을 더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음을 차단했더니
코르다에게 외부의 그런 소음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은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내가 소셜미디어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난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는 레이크노나에서 이렇게 밝혔다. “작년에는 한두 달 정도 아예 로그인을 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리고 팔로워하던 골프 관련 계정을 상당수 끊었다. 그런 것들은 순전히 방해가 될 뿐이다.” 코르다는 말을 이었다.
“나는 나 자신과 우리 팀, 그리고 아무도 지켜보지 않을 때에도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 올해의 첫 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이걸 시작으로 올 한 해를 멋지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늘 골프에 100%를 쏟아부을 것이다. 스포츠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건 ‘자신의 기량 향상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 뿐이다. 나는 결과에 상관없이 항상 노력할 것이다. 실제로 나는 코스에 나갈 때마다 늘 그렇게 하고 있으며, 그 점이 자랑스럽다.”
코르다는 시즌 초반에 아시아에서 대회를 진행하는 LPGA 투어 일정에는 불참했다. 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 치러지는 서부 해안 일정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아시아에 가지 않은 이유는 시즌이 굉장히 긴데 몸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쉬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투어 일정은 힘들고 매년 흐름이 다르다. 출전하는 대회에 몰입하고, 그런 다음 한두 주 정도 쉬면서 재정비를 하고 연습도 하고 기량을 다듬어서 다시 대회에 출전했을 때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코르다는 이렇게 설명했다.
“투어에서는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우리는 하루 플레이를 하면 하루는 쉬는 게 아니다. 만약 3주 연속 대회에 출전한다면 사실상 그 기간 동안에는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나는 모든 프로암에도 출전한다. 2년 동안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연습 라운드도 하고 훈련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회복할 시간도 필요해진다. 나는 균형 잡힌 일정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코르다는 1월에 우승의 감각을 되찾았고, 2월에는 집에서 훈련에 매진했으니 이제 코치인 웰란의 말처럼 그녀가 올해 몇 승을 더 추가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웰란은 “나는 넬리가 좋은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말로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다.
웰란의 전망처럼 코르다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면서 시즌 2승째이자 통산 17승째, 그리고 메이저 3승째를 달성했다.

정리=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스피·코스닥 질주 이어갈까…슈퍼위크 직면한 韓증시 방향성 ‘주목’ [주간 증시 전망] | SIGN
- [단독] KF-21 전력화 완료 2036년으로 4년 늦춘다
- 공정가액비율부터 양도·보유세까지…집값 정조준한 ‘세제 종합세트’ 나오나
- 트럼프 참석한 만찬장서 총격... 용의자, 美 행정부 노렸다
- 금리동결은 기정사실, AI로 돈 버는지가 변수
- 중동 전쟁 반영된 韓 실물경기는...美·日·유로존 ‘금리 위크’
- ‘4대그룹 유일 공채’ 삼성, 올해도 일자리 창출 나섰다…18개 관계사 GSAT 진행
- ‘숙련’까지 뺏긴다…AI 시대, 우려됐던 암묵지 논쟁 시작됐다
- 삼성전자 파업, 수십조 손실로 끝?…“회복 불가능한 훼손” 섬뜩 경고 나왔다
- 미국 협상단 파키스탄행 취소...트럼프 “대화 원하면 전화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