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홈런 페이스' 日 홈런 거포, 오타니 넘고 저지 제껴서 MLB 역사 새로 쓰나… 이제는 농담이 아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3400만 달러에 계약하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한 무라카미 무네타카(26)는 시즌 전 극명하게 엇갈리는 프리뷰의 주인공이었다.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가 모두 거론됐다. 극단적인 케이스였다.
긍정적인 이들은 무라카미가 일본에서 보여줬던 홈런 파워를 바탕으로 30개 이상의 아치를 그려낼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화이트삭스의 2년 3400만 달러 투자는 완벽한 ‘바겐 세일’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반대편에서는 헛스윙과 삼진이 너무 많아 결국은 홈런 파워도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주장했다. 일본에서 날고 긴다는 거포들이 궁극적으로 실패한 사례가 많다고 평가절하했다.
무라카미의 올해 성적은 그 중간 지점에 있지만, 튀는 지점도 있다. 예상대로 헛스윙과 삼진은 많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르고 움직임이 좋은 공에 약점도 드러냈다. 그러나 파워는 기대 이상이다.
무라카미는 27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28경기에 나가 타율은 0.232에 머물고 있지만 벌써 11개의 홈런을 쳐 20타점을 수확했다. 홈런 파워 덕에 OPS(출루율+장타율)는 0.935로 수준급이다. 현재 일본인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홈런을 치고 있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가지고 있는 일본인 데뷔 시즌 최다 홈런 기록(22개)은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1개의 홈런으로 홈런왕 경쟁에 당당하게 뛰어든 무라카미는 극단적인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타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만한 흐름은 아니다. 하지만 삼진이 많은 가운데 그래도 많은 볼넷을 골라내는 등 타석에서 무너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힘이 좋은 선수라 걸리면 넘어가는 양상이다. ‘공갈포’ 소리를 들을 수도 있지만, OPS와 조정 득점 생산력 등 상당수 지표들이 무라카미를 좋은 타자로 정의하고 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무라카미의 이 홈런 페이스가 계속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시즌 전 프리뷰와 마찬가지로 이 전망 또한 극단적으로 갈리는 희귀 케이스다. 낮은 타율과 높은 삼진 비율을 들어 현재의 페이스가 조만간 꺾일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배럴 타구 비율과 하드히트 비율을 들어 홈런 페이스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어떤 선행 지표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전망이 극명하게 갈린다.
현재 화이트삭스는 시즌 28경기를 치렀고, 무라카미는 산술적으로 64홈런 페이스다. 64홈런은 일본인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55개(2025년 오타니 쇼헤이)를 가뿐하게 뛰어넘는 성적이자, 아메리칸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62개(2022년 애런 저지)까지 제치는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는 말 그대로 ‘역대급’이 맞는다.

시즌 중간중간 휴식도 취하고, 슬럼프가 있다고 가정해 50홈런 정도로 추정치를 줄인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역사에 도전이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이 무라카미의 사정권에 걸려 있다. 이 부문 역대 기록은 2019년 피트 알론소(당시 뉴욕 메츠·현 볼티모어)로 53개다. 알론소는 당시 161경기에 나가 53홈런, 120타점, OPS 0.941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상 획득은 물론,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도 7위에 올랐다.
2위 기록이자, 아메리칸리그 기록은 애런 저지가 가지고 있다. 저지는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7경기를 뛰어 2017년에도 신인 자격이 있었다. 그리고 2017년 155경기에서 52홈런, 114타점, OPS 1.049를 기록해 홈런왕과 신인상을 싹쓸이함은 물론 MVP 투표에서도 2위에 올랐다.
즉, 무라카미가 이들의 기록을 넘어선다면 역대 기록을 앞세워 신인상과 MVP 투표 상위권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하위 1%의 헛스윙 비율, 반대로 상위 1%의 배럴 타구 비율을 동시에 기록 중인 이 사나이의 성적이 어느 방향으로 따라갈지도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모으는 이슈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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