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심해 왔는데 “진료 과목 없다”... SNL ‘미용 피부과’ 풍자 화제

“아토피 때문에 왔는데요, 의사 선생님 좀 빨리요.”
“저희 병원은 아토피가 진료 과목에 없어서요, 죄송합니다.”
SNL 코리아가 지난 25일 공개한 에피소드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환자가 ‘피부과’라고 적힌 병원을 찾았지만, 미용 시술만 다루고 정작 아토피 등 피부 질환은 진료해주지 않는 상황을 풍자한 장면이다. 방송 이후 네티즌 사이에선 “실제로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반응과 함께 미용 중심 진료가 확대된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와 공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날 SNL 코리아 ‘스마일 클리닉’ 코너에선 피부에 빨갛게 발진이 일어난 아토피 환자(정이랑)가 미용 시술만을 중심으로 하는 피부과 병원에 방문해 다급하게 의사를 찾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에 피부과 상담 실장(이수지)은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피부과 전문 병원으로 가셔야 되세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정이랑은 격앙된 목소리로 “그게 아니고 여기 지금 피부과라고 해서 올라왔는데 무슨 전문 병원을 말하냐”고 따져 묻는다. 이 같은 소란에 밖으로 나온 의사(김원훈)는 곤란하다는 듯한 태도로 “저희 병원은 아토피가 진료 과목에 없어서 조금 힘들 것 같다”고 응대한다. 정이랑은 “간판에 피부과라고 적혀 있어서 왔는데 아토피 하나 못 보는 거냐”고 언성을 높인다.
이런 상황에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피부과 전문의(신성록)가 구세주처럼 등장해 “제가 봐드릴게요”라고 나선다. 정이랑이 “선생님은 뭐 다른 사람이냐”고 묻자, 신성록은 당당한 표정으로 “전 피부과 전문의니까요”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누구처럼 비전문의가 아니라...”라고 말한다. 이 에피소드에서 신성록은 김원훈과 기 싸움을 벌이는 의사로 나온다.

이후 정이랑은 신성록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진료실로 들어선다. 이 과정에서 정이랑은 “저쪽 선생님은 뭐예요, 뭐 이발사예요?”라며 극 중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 김원훈을 조롱한다.
진료를 마치고 나온 정이랑은 한결 개운한 표정으로 신성록에게 “귀신같이 안 간지러워졌다. 너무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표한다. 그러자 신성록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아토피는 전문의에겐 기본이죠”라고 반응한다. 정이랑은 신성록에겐 “이 선생님 정말 대박이에요”라며 연신 감사 인사를 하는 한편, 김원훈을 향해선 “다음에 머리하러 올게요”라고 재차 비아냥거린다.
이런 에피소드는 클립으로 제작돼 온라인에 확산했다.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미용 전문 피부과 병원 의사들 저격한 SNL’이라는 제목으로 공유된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가 380만 회를 넘겼다. 영상 클립과 캡처 화면은 X와 스레드 등 다른 소셜미디어는 물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공유됐다.
네티즌들은 극 중 정이랑 상황과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손에 습진 때문에 갔더니 자기네는 이런 거 안 본다고 피부과라고 쓰인 병원에서 3군데 연달아 퇴짜 맞았다. 의사가 아닌 미용사라고 느꼈다”(lee******·인스타그램) “이거 진짜 논란됐으면 좋겠다. 이마 찢어져서 피부과, 성형외과 5군데 뺑뺑이 돌았는데, 전부 담당 의사 없다고 그러더라. 성형외과는 성형도 해주면서 찢어진 피부는 왜 안 꿰매주는 거냐”(liv******·인스타그램) “손에 뭐 박혀서 피부과 병원 갔더니 자기들은 기기가 없어서 못 본다고 돌려보냈다. 그래서 정형외과에 갔더니 그냥 바늘이랑 족집게로 뽑아주시더라. 피부과가 아닌 ‘미용과’가 맞는 것 아니냐”(hae******·스레드) “우리 아들도 아토피 때문에 피부과 갔는데, 데스크 첫마디가 ‘저흰 시술만 한다’였다. 그날 피부과만 몇 군데 돌았는지 모른다. 시술만 하는 곳은 피부과라 하지 말고 에스테틱이라고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tre******·스레드) 등이다.
현재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의원의 간판은 ‘○○○ 피부과 의원’으로 표기하고, 일반의가 운영하는 병원은 ‘○○ 의원’ 등의 이름 옆에 ‘진료과목 피부과’를 병기한다. 일반의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의사 자격은 있지만, 전공의 수련을 받지 않아 전문 과목이 없는 의사를 가리킨다. 반면 전문의는 의사 자격을 취득한 뒤 인턴·레지던트를 거쳐 전문의 시험을 통과한 의사들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이 피부과 전문의와 일반의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피부과’라는 명칭이 동일하게 사용되면서 전문의 여부나 진료 범위를 직관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대한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환자의 21%가 비전문의를 전문의로 오인하고 진료를 받았다. 아울러 ‘피부 진료’를 표방하는 동네 병원 10곳 중 9곳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피부를 진료하는 동네 병·의원은 최대 1만5000곳에 달하지만, 이 중 피부과 전문의 2950명이 운영하는 병원은 작년 4분기 기준 1516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피부과의사회는 “피부과를 찾는 상당수 국민은 자신이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받은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며 “일반의가 피부 진료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면서 피부암을 단순한 점으로 오진하거나, 시술 부작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피부과의사회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의대 졸업 후 최소 2년 이상의 임상 수련을 거친 의사에게만 독립 진료권을 부여하는 ‘개원 면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포털사이트의 검색 구조도 개편해야 하며, 비전문의 의원의 외부 간판에 피부과 표기를 제한하거나 식별력을 높일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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